의사를 막연히 동경했던 이금라 학생. 고1 첫 모의고사 후 ‘열심히 노력하면 의대도 가능하겠다’는 담임교사의 격려가 가슴에 불을 지폈다. ‘의사’라는 또렷한 목표를 세워 ‘이금라 의대 프로젝트’에 돌입했고 치열하게 보낸 3년의 시간을 딛고 그는 지금 단국대 의예과의 풋풋한 새내기 대학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간절히 원했던 의대라 대학 생활 하루하루가 신나요”라고 말하는 그는 꿈을 현실로 만들기까지 울고 웃으며 녹록하지 않았던 고교 생활의 여정을 진솔하게 들려줬다.
나만의 공부 루틴 만들기
주도적으로 계획을 세워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걸 선호하는 스타일이라 정해진 커리큘럼을 따라야 하는 학원이 잘맞지 않는다는 걸 중학교 때부터 알았어요. 취약한 부분을 보충하는데 시간을 쏟고 싶어 수학을 제외하고는 학원을 다니지 않고 주중 4시간, 주말 10시간 이상을 자습에 투자했습니다. 고3 때 수능 대비는 인강을 활용했어요.
고교 생활은 해야 할 공부와 활동이 많아 효율적인 시간 관리가 중요해요. 우선 순위를 매겨 중요한 것부터 순차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계획표를 짜서 움직였어요. 시험이 끝나면 보완해야 할 점을 과목별로 기록해 다음 시험을 준비했어요. 가령 국어에서 ‘속담, 사자성어 관련 배경 지식 학습 보완’이 필요하면 지문을 읽다가 연계되는 속담, 사자성어는 따로 정리해 외웠어요. 이런 식으로 틀린 유형의 취약점을 과목별로 채워나가면 다음 시험에서는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어요. 틀린 수학 문제나 과목별로 헷갈리는 개념은 휴대폰으로 찍어 저장해 놓고 자투리 시간과 시험 직전에 계속 훑어봤는데 도움이 되더군요.
‘내신 공부와 수능 대비를 동시에’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려 애썼어요. 한국사의 경우는 고1 내신 때 꼼꼼히 암기하고 역사의 흐름을 숙지한 덕분에 고3 때 따로 시간 투자 없이 모의고사에서 줄곧 1등급을 받았어요.
광문고 내신 공부법
국어_ 과목 특성상 답이 다양하게 나올 수 있으므로 ‘기준은 교과서’라는 국어 선생님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교과서, 수업 필기 내용, 자습서 중심으로 공부했어요. 암기 내용은 혼자 소리 내서 설명하며 완벽하게 숙지했는지를 체크했습니다. 대략 10회 독하며 시험지 속 지문 내용을 외울 정도로 반복했습니다. 문제풀이 보다는 개념학습에 집중했고 시험 1주일 전에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며 문제 유형을 익혔습니다. 문법은 방학 중에 미리 공부해 개념을 잡아놓으면 학기 중에 수월합니다.
수학_ 50분 동안 모든 문제를 실수 없이 풀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시간과의 싸움이죠. 모의 고사 변형 킬러 문제에 집중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아는 문제는 빠르고 정확히 풀 수 있도록 훈련했어요. 문제집 5개 이상과 광문고와 다른 학교의 기출문제까지 풀며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연습했습니다. 시험 2주 전부터는 오답 문제를 집중적으로 복습했습니다. 고난도 문제는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 포인트와 자주하는 실수, 풀이 과정을 글로 정리해 수시로 리마인드했습니다.
영어_ 지문 변형 문제가 많이 출제되기 때문에 문법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해요. 서술형은 단어 배열이 하나라도 틀리면 감점되기 때문에 실수하지 않도록 영어 지문을 반복해서 읽으며 단어와 단어의 연결, 문장 흐름을 머릿속에 각인시켰습니다. 헷갈리는 부분은 따로 정리해 저만의 자습서를 만들어 틈날 때마다 복습했어요. 교과서 외에 모의고사까지 시험 범위에 포함돼 지문 양이 많아 통암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시험에 나올만한 문장을 따로 추렸어요. 시험 끝나고 문제지 분석을 꼼꼼히 하면 감이 생깁니다.
과학_ 가장 애를 먹었던 과목이에요. 모의고사 변형 문제 스타일로 출제되는데 저는 과학을 개념 학습 위주로 공부하다 보니 고난도 킬러 유형을 손도 대지 못했어요. 고2 1학기 시험에서 쓴맛을 보고 좌절했지요. 다음 시험부터는 문제 풀이에 투자를 많이 했어요. 과학은 학기 시작 전 방학 동안 개념학습과 기출문제 풀이까지 마치는 것이 좋아요.
공부 슬럼프를 겪으며 깨닫게 된 점
고2 1학기 과학시험을 망쳤고 서술형 답안지 마킹 실수까지 겹쳐 최악의 점수를 받았어요. 과학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막막했고 자신감은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여름방학과 2학기 중간고사 때까지 과학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어요. 시험을 앞두고 한 달 동안은 점심 급식을 거르고 과학 공부를 했어요.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시험 직전에는 병원에 입원할 지경에 이르렀죠. 시험 이틀 전에 퇴원했는데 공부할 게 산더미였어요. 포기하고 싶은 마음 꾹 누르고 벼락치기 식으로 공부했는데 다행히 성적이 많이 떨어지지는 않았어요. 이때 내신을 포기했더라면 수시로 의대에 합격하지 못했을 거예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과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내가 뽑은 광문고 베스트 프로그램
①자기주도학습반
3년 동안 자기주도학습관에서 야간자율학습을 했는데 오롯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학년별로 약 40명씩 뽑아요. 자기주도학습반을 위한 학생부 관련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면접 대비와 수시컨설팅 도움을 1:1로 받을 수 있어요. 친구들끼리 함께 공부한 덕분에 마음이 흐트러질 때마다 다잡게 되고 선의의 경쟁 분위기가 동기부여가 됩니다.
②청소년 기업가정신 프로그램
일상의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하는 활동으로 리더십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알찬 프로그램입니다. 저희 팀은 학교 플래너 제작을 아이템으로 정했어요. 기존 플래너의 단점, 보안점을 설문 조사한 후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한 가볍고 휴대하기 쉬운 플래너를 제작해 판매했어요. 조원들끼리 역할 분담하고 생산 업체를 접촉해 최종 제품화까지 전 단계를 조율하면서 배운 게 많아요. 전 과정을 학생들끼리 자율적으로 진행했어요. 고교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소중한 활동이었어요. 의대 면접에서 이 활동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자신있게 대답했습니다.
③교내 아카데미 프로그램
과학을 비롯해 학교에서 진행하는 사회과학, 인문 아카데미까지 모두 참여했습니다. 생각을 글로 표현하거나 특정 주제를 가지고 토론하는 다양한 수업 방식이 흥미로웠고 물리, 화학, 생명과학 등 과학의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고 실험도 밀도 있게 진행됐습니다. 관심있는 심화탐구 주제들을 발견할 수 있었죠.
학생부 관리
컴퓨터 동아리에 가입해 의대와 컴퓨터를 융합하는 방식으로 학생부를 특화했습니다. 인공신경망, 인공지능과 의학 기술, 의료 빅데이터를 주제로 탐구 활동을 했습니다. 고3 때는 단백질과 인공지능을 주제로 심화 발전시켰어요. 의학 관련 여러 분야를 탐구하면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특정 주제에 집중해 탐구 역량을 드러냈습니다.
의학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다채로운 과학 실험, 인문학적 탐구 내용도 함께 녹였습니다. 가령 생명과학 시간에 배운 혈액 관련 내용을 기반으로 혈액 응고 실험을 진행했고 의약과는 연관이 없지만 전자기 유도 원리를 활용해 전류 관련 실험을 해보는 식으로 교육 과정에 배운 내용을 기반으로 심화 학습한 경험을 학생부에 고르게 담았습니다. 저는 이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학교 수업, 교내 프로그램은 최대한 참여해 지식과 경험을 확장하려 노력했고 이런 시간들이 쌓여 저만의 경쟁력이 됐습니다.
▶학생부 주요 내용
진로 활동
세계시민교육활동-지속가능발전목표 : 건강과 복지
‘의료 사각지대와 그 해결방안’을 주제로 탐구함. 보건소를 방문하여 의료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현행 제도의 상황과 한계점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함. 사각지대 개선을 위해 다양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지원을 거부하거나 경계선에 놓인 사람들을 돕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재택의료의 적극적인 활성화를 통해 모두가 관리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해결방안을 제안함. 이후 국제적으로도 의료 사각지대가 존재할 것이라 생각해 시야를 넓혀 탐구함. 평소 국제적인 사안에 관심이 많아 통합사회 시간에 중동 지역의 분쟁에 대해서도 탐구하였으며 최근 전쟁으로 인해 중립지역인 병원이 공격당해 수많은 시민이 사망했지만 이를 규제하는 국제법은 법적 효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음. 이들이 국제적인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것을 깨닫고 다양한 방면에서의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중동은 왜 싸우는가?≫(박정욱)을 읽고 중동의 사회 문화를 심층적으로 탐구하여 근본적인 분쟁의 원인을 찾는 등 사회 문제를 다각도에서 접근한 후 다양한 해결방안을 내놓음. 특히 전쟁 피해자들의 의료적 지원에 초점을 맞춰 국제법상 의료 안전지역 법제화 등을 제안했고 이후 의사가 되어 직접 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현장으로 뛰어들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냄
입시 지원 전략 & 면접 경험
모의고사 성적이 안정적으로 나오지 않아 4합5, 4합6, 3합5, 3합4 등 수능 최저 기준 폭을 다양화해 6군데 대학에 지원했어요. 담임선생님, 진학 담당 선생님과 여러 차례 상담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 전략이 주효했습니다.
의대 면접 준비는 학교 도움이 컸어요. 저는 얌전한 성향이며 말 보다는 글이 편한 스타일이에요. 면접이 부담스러웠는데 선생님들과 여러 차례 진행한 모의 면접을 통해 논리적으로 말하는 실력이 눈에 띄게 나아졌어요.
단대는 학생부 기반 면접이라 생기부 내용을 샅샅이 살펴 예상 질문과 답변을 정리했습니다. 면접장에서는 학생부 내용 중 특이한 부분을 살펴 꼬리 질문하는 식으로 진행되더군요. 제 경우는 고2 때 병원 입원으로 질병 결석에 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
①관심 탐구 주제는 주도적으로 진행하기
광문고는 학생이 하고 싶은 걸 적극 지원해 줘요. 실험이든, 탐구 보고서든 관심 주제는 적극적으로 도전해 보세요. 이런 경험들이 학생부나 면접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②선생님들과 좋은 관계 맺기
진학지도 경험이 많은 노련한 선생님들은 저의 강점, 보완점을 정확하게 파악해 피드백을 주세요. 수업 내용을 질문하고 학생부 활동을 제안하며 선생님과 ‘소통’하는 게 중요해요.
③의대를 준비한다면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지 구체화’하기
의사가 되고 싶은 목표, 방향성이 분명해야 학생부 탐구 주제가 명료해지고 입시 준비 과정에서 동기부여가 되며 면접에서도 차별화됩니다.
④체력 관리
수험생활을 완주할 수 있는 체력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꾸준히 운동하며 건강을 관리해야 합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