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앞둔 고덕주공의 모습을 엮은 책

33년 정겨운 삶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아

박경숙 리포터 2017-01-19

재건축으로 곧 사라지게 될 고덕주공아파트. 오랜 세월이 흐르며 낡고 불편한 단지가 헌집 주고 새집 얻는 설렘을 주는 곳으로 바뀌고 있다. 고덕주공아파트와 그 속에 살던 사람들, 아름드리나무, 길고양이까지 이웃으로 함께 살았던 모습은 이제 아련한 추억. 내가 살던 아파트가 사라지기 전에 사진으로 남기고, 소소한 이웃의 이야기를 담아 소중한 기록물로 담은 두 권의 책을 소개한다.

고덕의 역사가 한 눈에 보이는 ‘고덕주공, 마지막 시간들’
고덕주공에 거주하고 고덕주공을 사랑하는, 20대부터 60대의 여성 4명이 200여 페이지에 고덕 사랑을 담은 책. 강동구청에 제출한 사업계획이 통과되며 이들 네 명은 ‘고덕 재건축 기록보존회’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고덕주공, 마지막 시간들’에는 198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고덕주공의 역사가 담겨 있다. 정든 놀이터와 아파트의 상징 같던 굴뚝, 이웃들의 쉼터였던 정자와 약수터 등 아파트 구석구석을 담은 사진이 정겹다. 집주인의 개성이 엿보이는 빈집, 오랜 자연과 함께 한 청설모, 새들의 보금자리, 사계절을 담은 풍경까지 고덕주공의 발자취가 그대로 숨 쉬고 있다.
책의 기획, 홍보를 담당했던 윤정수씨는 “고덕주공 5단지에서 27년을 보냈다. 나고 자란 고향 같은 곳이라 상일동, 고덕주공아파트를 기억하는 일을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이 책은 시간이 흐르고 재건축이 완료되면 그 가치가 더 빛을 보게 될 것 같다”고 말한다.



고덕지구는 농가와 오래된 나무 200만 그루가 있던 수림지대였다. 1980년대 초 주택 부족으로 인해 그린벨트였던 고덕(약 백만 평)을 1만7500가구 택지지구로 개발했다. 하지만 강동의 허파와 남산으로 불릴 만큼 울창한 나무를 없애고 개발하는 것은 환경 훼손이라 최대한 녹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택지개발이 이루어졌다. 고덕주공단지들은 1983년에서 1984년에 걸쳐 5층 아파트로 된 1단지~7단지와 고층 9단지로 완성되었다.
아파트 곳곳을 돌아다니며 직접 사진을 찍고 책을 전체 총괄한 박혜윤씨는 “2단지와 4단지가 헐리기 전에 사업을 시작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래도 고덕주공에서 가장 나중에 없어지는 6단지 이주 때까지 사라지는 단지들을 지켜보며 고덕지역의 역사를 자료로 남길 수 있어 다행이다. 고덕주공 주민들이 직접 보내주신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은 원고까지 실어서 행복하다”고 말한다.
책을 보고 싶은 사람은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신청하면 책값은 무료이고 배송비만 내고 책을 받아볼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읽는 고덕주공 동화책 ‘안녕? 안녕! 안녕...’
세 아이를 키우며 극작가로 활동하는 열정엄마, 사진을 잘 찍고 편집 능력까지 갖춘 주부, 아이들과 함께 미술작업 하는 일러스트 작가. 셋이 똘똘 뭉쳐 만든 ‘안녕? 안녕! 안녕...’은 어른이 보면 가슴 뭉클하고 어린이가 봐도 즐거운 가족동화책이다.
이 책은 2016년도 서울시 마을공동체 우리마을활동지원사업으로 3월부터 시작되었다. 고덕주공의 추억이 어린 장소와 물건을 담기로 하고 6개월 동안 고덕주공 2단지와 3단지를 중심으로 여름사진 위주로 실었다.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난 자리에 남겨진 물건들을 보며 기억하는 고덕주공의 이야기를 담은 책.
책을 기획하고 글을 구성한 정가람씨는 “이 곳에 사람들이 살았다는 흔적과 더불어 떠났던 사람들이 가끔 찾아 와서 낯익은 인형이나 자전거, 의자, 신발 등 남겨진 물건을 추억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연출해 놓고 가는 모습, 텃밭 이용을 하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가슴 뭉클하게 다가왔다”며 “동화 내용도 떠난 친구가 아직 아파트에 남아 있는 단짝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고 소개한다.
‘안녕? 안녕! 안녕...’ 동화책에는 4세부터 8세까지 6명의 어린이들이 그린 동심 가득한 그림도 곁들여져 있다. 아파트에서 찍어 온 사진의 내용에 대해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남겨진 물건을 하나씩 그려 나갔다.
어린이들과 함께 미술작업을 한 김경원씨는 “우리 동네 이야기를 아이들과 함께 만든 책이라 더 의미 깊다. 색감구성이나 그림은 아이들 스스로 선택해서 그렸다. 어느 빈집의 벽에 그려져 있던, 그 집에서 살았던 어린이가 그렸던 그림도 따서 동화책에 실었다”고 말한다. 2017년 말 경이면 고덕주공은 과거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게 된다. 우거진 나무 틈에 있는 저층아파트가 주는 소박함과 편안함, 나무들 사이에 아기자기하게 났던 오솔길, 엘리베이터가 없어 불편했지만 인간적이었던 아파트의 모습은 책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안녕? 안녕! 안녕...’은 1쇄가 모두 소진되었다. 책을 보고 싶은 독자를 위해 선주문 들어 온 양을 취합해 다시 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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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숙 리포터 kitayama4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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