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

효율적인 공부 비법? 질문이 생각을 키운다

지역내일 2017-04-29

필자가 소속된 3학년 교무실은 우리 학교 가장 꼭대기인 4층에 별실로 따로 자리 잡고 있다. 유독 학년부실을 발이 닳도록 드나드는 친구가 있다. 질문을 자주한다고 해서 얄팍한 내용을 질문하거나 아무것이나 생각나는 대로 질문하는 친구도 아니다. 나름 고민 끝에 자신이 가진 개념이나 문제해결 방법에 대해 선생님의 의견을 묻거나, 심화해서 공부하다 이해가 안 되거나 잘 해결이 안 되는 문제를 갖고 와 오히려 선생님이 고민하도록 던져주고 가는 학생이다.
“공부를 하면할수록 질문이 생겨요. 그리고 질문은 그때 해결해야 얻는 것이 많은 것 같아요.”
이것이 그 학생이 질문을 하는 이유이다.

공부의 시작은 질문
학습과 공부를 굳이 구분하자면 학습이 외부적인 교육이나 현상에 대해 영향을 받는데 비해 공부는 자발적인 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필자는 ‘자발적’이라는 것에 방점을 찍고 싶다. 이 자발적의 근원에 ‘질문’이 있다고 생각한다.
질문은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질문이 좋아야 대화나 토론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으며, 생각을 날카롭게 할 수 있다. 배움 역시 질문으로 시작된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배우려면 질문을 가져야 한다. 항상 의문을 가지고 질문해야 하고, 의문을 갖는다는 것은 지혜의 출발인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친구의 말처럼, 알면 알수록 의문이 생기고, 질문이 늘어난다. 그래서 질문은 우리를 성장시킨다.

하브루타, 말하며 생각하기
‘질문’하면 떠오르는 것이 유대인 토론식 교육 ‘하브루타’이다. 몇 해 전부터 학교 현장에서는 수업 혁신과 교육방법의 개선을 위해 공유되고 이를 적용하려는 노력을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하브루타는 원래 토론을 함께 하는 짝, 즉 파트너 자체를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현대에 들어서는 짝을 지어 질문하고 토론하는 교육 방법을 일컫는 말로 확대되어 사용되고 있다.
하브루타의 기본 원리는 친구와 함께 공부를 하면서, 학생들이 사물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분명히 하고 새로운 내용을 더 알아가는 것으로 친구에게서 배우는가 하면 친구를 가르치기도 하는 방법이다. 질문을 만들고 답하는 관계를 맺으면 짝을 지은 상대방을 가르쳐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게 돼 주제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려는 강한 동기가 생기게 되고, 이렇게 하면 공부한 내용을 빨리 잊어버리는 것도 막으면서 학생이 가르치는 입장에서 잘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질문을 통한 수학공부
질문을 통한 공부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수학 교과에서는 스스로 의문을 갖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공부하는 것 외에 ‘문제 만들고 함께 풀기’ 또는 ‘친구 가르치기’ 활동을 제안한다. 흔히 수학을 문제해결의 과목으로 여긴다. 그러나 문제해결에 앞서 문제인식 또는 문제제기라 불리는 문제를 만드는 일은 더 고차원적인 사고이다.
문제를 잘 만든다는 것은 평가의 목표를 분명히 인지하고 이를 잘 반영하는 것은 물론 평가자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문제 만들기 활동에서 처음부터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기존 문제의 의미와 풀이의 주요 핵심 아이디어 및 사용된 개념, 전략 등을 생각해보고 이를 변형하는 데서 시작할 수 있다. 이런 활동을 ‘메타인지’라 하는데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이러한 ‘메타인지’가 발달한 학생이다. 여기에 질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장 많이 쓰일 수 있는 질문이 “What if not? ( ~이 아니라면? )” 이다.
또 문제를 함께 풀어보는 활동도 권한다. 배움을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것이라 궁극에는 결국 혼자 하는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는 다양한 관점을 취하는 기회가 필요하다. 어려운 문제는 서로 공유하며 같이 푸는 과정에서 다른 친구들의 사고방법이나 접근 등을 배울 수 있다. 교실에서 수학 선생님들이 어려운 문제 등의 풀이를 발표시키고 공유하게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오늘 나는 무슨 질문을 했는가?
당신이 학생이라면, 오늘부터 수업 중 또는 수업 후 복도에서 선생님을 붙잡고 수업에서 의문을 품었던 것, 스스로 공부하다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를 질문해보자. 질문을 하기 위해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탐구를 하게 하는 계기가 되며, 또 이를 해결하면서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길이다.
이런 여러분의 열정과 호기심이 교사에게 전달된다면 자연스럽게 학교생활기록부 과목별 세부특기사항에는 덩달아 적힐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학생들 스스로도 하루를 마치며 ‘오늘 어떤 의문이 있었는가? 나는 어떻게 해결했는가?’ 등이 습관화 되면 좋겠다.
당신이 부모라면, 오늘부터 자녀들이 질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자. 또 스스로 ‘오늘은 어떤 질문을 했는가?’를 되짚어볼 수 있도록 습관화할 방법을 고려해보자.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 인사를 하기 전에, 가족이 함께 할 때, 자녀의 의견을 묻고 왜 그렇게 생각을 하게 됐는지 사고를 넓힐 수 있는 질문을 통해 대화를 이어나가보자. 이때 간단한 질문에서부터 인생에 중요한 질문을 던져도 좋겠고, 언제든 질문을 받아줄 마음이 있음을 아이들에게 보여주자.
물론 부모 스스로 나는 우리 아이에게 무슨 질문을 했는가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다.  
한 엄마로서, 우리 반 담임으로서, 또 수학교사로서 나는 오늘도 우리 아이들은 스스로 성장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질문을 하고 질문 받을 준비를 하며 하루를 보낸다.

반포고 박지현 교사(수학, 3학년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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