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

재능과 환경을 뛰어 넘는 그것은 잠재력의 발현학습의 재정비, 마음의 재무장

지역내일 2017-07-08

6월말 7월초, 수시 전형을 앞두고 고등학교의 마지막이라 여기는 기말고사를 앞둔 고3 교실은 긴장과 초조함이 가득하다. 게다가 얼마 전 받은 6월 모의고사 결과에 그동안의 성과가 반영되어 결과가 빛난 학생이 있는가 하면, 생각보다 좋지 못한 결과에 좌절하거나 체념하여 안정을 못 찾는 학생도 보인다.    
한 예로 우리 반 한 학생은 중간고사에 이은 6월 모의평가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에, 이번에는 결과가 좋지 못했지만 잘 해왔으니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을 다독이다가도, 금세 자신은 아직 너무 부족한데 앞으로 얼마 남지 않아 어떻게 할지 좀처럼 마음을 잡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번갈아 보여 담임교사로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매번 당부했지만, 그가 실망을 곱씹지 말고 자신을 믿고 조금만 더 마음을 잘 다스리길 바라며, 그동안 열심히 노력한 모습을 알기에 끝내 좋은 성과를 거두리라 나는 믿는다. 


수학의 재능이 따로 있을까?
수학 교사로서 오랜 경험은 수학적 재능과 수학 과목에서의 탁월성은 별개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한다. 수학이라는 과목은 아무리 해도 안 되는 학생이 있고, 재능을 가진 일부 학생이 앞서는 과목이라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다. 솔직히 교직 초년에는 나 역시 그런 가정을 가지고 수업을 하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재능이 있지만 부진한 학생도 보았고, 성적이 부진한 학생도 정말 흥미가 있는 분야와 수학을 연결하여 언급할 때나 그들의 언어로 접근할 때, 또 의미를 담아 접근할 때 똘똘한 눈빛을 발하는 것을 수 없이 경험했다. 그뿐 아니라 자기 분석을 통해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응원하여 스스로 성취해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잠재력과 잠재력 발휘는 다른 것이다. 학생들을 잘 보면 그들 모두 매우 복잡한 일상을 살고 있고, 다양한 지식에 통달해 있다. 다만 수학교실에서, 시험에 주어진 수학문제에서 방정식의 근하나가 구하기 어려운 학생이 있는 것이다. 학생들 마다 그 재능이 똑같지는 않지만 현재 고3 수준이라면 어느 정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은 분명이 있다. 현재는 학생들과 수학 학습의 근본과 가치를 함께 바라보면서 이들과 어떻게 지속적으로 수학에 흥미를 잃지 않고 학습할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그래서 어느 정도의 수준에 도달할 수 있게끔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우수한 재능이 보이는 학생은 그 잠재력을 열의와 노력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번뜩이는 통찰력을 지니고 있지 않거나 아직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는 학생은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북돋는 일이 내 본분이라 생각하면서 말이다.      


재능보다 더 중요한 노력
방학을 앞둔 이 시기에 어떻게 여름방학을 잘 보낼지 모두들 고민을 한다.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거나 목표를 위해 계획을 잘 세우는 이도 있겠지만, 또 한편으로 분명하지 않은 자신의 한계를 정해 놓고 이에 연연해 갈피를 못 잡는 이도 있을 것이다.  
TED 강연에서 알려지기 시작해 최근에 관련 책이 출간된 미국의 심리학자 엔젤라 더크워스의 그릿(GRIT)은 우리에게 많은 영감과 시사점을 준다. 그녀는 10년이 넘는 종단 연구의 결과로 인간의 의지와 자기 절제, 그리고 재능보다 목표 달성을 예측할 수 있는 역량으로서 ‘그릿’을 제안했다. 그릿을 우리말의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일 또는 분야에 대한 열정과 끈기, 지속적인 열의, 투지 정도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즉 ‘사고를 한 방향을 모아 모든 것을 활용하고 자신과 타인의 내면을 부단히 관찰해 어디에서나 본보기와 자극을 찾아내고, 지칠 줄 모르고 자신의 방식으로 결합시키는’ 사람들이 위대한 업적을 이룬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발달시킬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나 역시 그동안의 학생들과의 경험에서 그의 주장에 많은 부분 동의한다. 


‘포기 하지 않는 나’
올 여름 방학은 내 내부의 힘을 키우면서 ‘포기하지 않는 나’의 경험을 해보자. 여기 그릿을 키우는 아이디어를 학습에 적용하여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해 본다.
첫째, 내가 잘 해서 흥미가 있는 과목은 그 과목대로, 부족한 과목은 부족하지만 흥미를 가지고 즐겨보자. 호기심과 관심이 나를 끝까지 가게 한다.
둘째, 어제보다 잘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반복하여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습을 하자. 부족한 부분일수록 연습과 공부와 배움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몰입을 경험하기도 하고 흥미도 생길 수 있다. 또 연습하는 가운데 어제보다는 지금이, 지금보다는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다.
셋째,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중요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공부해보자. 즉 자신의 목적을 위해 오늘의 내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목적의식을 가지고 임하자. 목적 없이 관심을 유지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넷째, 희망을 잃지 말자. 이것은 일종의 긍정적인 자기 충족적 예언이다. 희망은 위기에 대처하게 해주는 끈기이다. 상황이 어려울 때나 의심이 들 때도 계속 나아가기 위해서는 희망을 유지해야 한다.
이 네 가지 마음의 자산을 잘 활용해 갈 때, 여러분은 여러분의 잠재력을 반드시 발휘하게 될 것이다.  


반포고 박지현 교사(수학, 3학년·부장)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