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어주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은빛 날개를 펴다

경험과 지혜를 이야기로 풀어내는 ‘경기 은빛독서나눔이’

신선영 리포터 2018-04-25

장수는 축복이 아닌 재앙이 될 수 있다100세 시대 노후준비에 대한 우려가 쏟아져 나온다전문가들은 기대수명은 늘어났지만 그에 비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간은 결코 늘어나지 않았다유병 상태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골골 100’ 대신 봉사활동취미활동 등 대인관계를 통해 건강수명을 늘리며 팔팔 100를 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기은빛독서나눔이로 활동하며 활기찬 노후를 보내는 한지상 어르신(70)을 만나 건강한 노후의 비결에 대해 들었다.



노인은 경험과 지혜의 도서관이다

경기은빛독서나눔이는 고령화 사회를 맞아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과 소외아동의 독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010년부터 경기도에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다

안산시 중앙도서관은 2년에 한 번 꼴로, 12주의 어르신 맞춤형 독서지도 교육과 평가를 통해 5기까지 배출했으며매년 아동의 연령별 특성아이를 대하는 방법이나 소통법효과적 책읽기를 위한 발문법 등 보수교육을 진행한다올해는 독서나눔이 25명이 지역아동센터와 어린이집작은도서관에서 5개월간 독서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어르신들의 사회적 경륜이 독서 교육과 합쳐지면서 시너지를 내는 사업으로 참여자들의 만족도와 자부심이 매우 높다고 말한다어르신들 또한 도서관 덕분에 새로운 일을 갖게 됐다며 함께 선발된 분들과 활동 내용을 공유하며 열심히 수업을 준비한다.



책읽어주는 할아버지와 따스한 정을 나누며 성장하는 아이들

지난 417한지상 어르신이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세광지역아동센터를 찾았다어르신은 손주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듯 강아지똥을 읽어준다흡사 무성영화의 변사(辯士)처럼 민들레는 가녀린 여자목소리로강아지똥은 고뇌와 번민이 가득한 사춘기 소년의 목소리로 변주되고아이들은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표지 그림을 보여주며 어떤 계절일까똥에서 김이 난다면 겨울이겠지흙이 사라진다는 건 뭘까?”라며 아이들에게서 생각을 이끌어내고문장 속 단어의 뜻과 비슷한 말로 어휘를 확장시킨다아이들이 내놓은 답은 정답이 아닐 수도 있지만 또래 대답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펼쳐나가고함께 생각을 나누면서 답을 찾아간다.

세광지역아동센터 이경선 센터장은 은빛독서나눔이 어르신들 세 분이 1~6학년 모두를 만나고 있는데분위기에 따라 방향 전환을 하며 연륜과 경험으로 노련하게 아이들을 대한다이제 겨우 세 번째 만남인데 아이들이 오히려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며 이들의 긍정적인 변화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은빛독서날개를 펼치다

한지상 어르신은 국민연금을 받게 되면서 연금나눔이봉사단에서선배시민학교’ 교육을 받으며 교통캠페인 봉사를 했다노인이라고 대접만 받으려하지 말고 남에게 도움이 도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봉사활동은 도서관 도서정리 봉사로 이어졌고도서관 담당자의 권유로 2012년부터 은빛독서나눔이로 활동하게 됐다고 했다

그간 해온 일과 전혀 다른 일이었지만 회사에서 교육 담당했던 경험을 살려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독서나눔이 활동은 해를 거듭하면서 책 속에 숨어 있는 생각거리를 찾아보고, ‘마술구연동화’ 3급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다양한 독후활동을 연구하며 자기계발을 하고 있다

한지상 어르신은 처음에는 시선도 못 맞추고발표도 잘 하지 않던 아이들이 5개월이 지나면 자신의 생각을 말과 글로 꺼내며 진지해진다라면으로 한 끼 때우듯 시간을 때우는 게 아니라 열 번 이상 책을 읽고 책을 보지 않고도 읽어줄 수 있을 정도로 열과 성을 다해 밥상을 차렸을 때 아이들이 변한다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슈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이들이 가장 하고 싶은 게 뭔지가려운 곳을 찾아 긁어주는 친할아버지 같은 책할아버지가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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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영 리포터 shinssam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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