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 영파여고 박정호 영어교사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고 자유로움 인정해야

박경숙 리포터 2019-01-23

소통 잘되는 아빠, 친근한 옆집 아저씨 같은 선생님. 한 번 지적해야 할 말은 꾹 삼키며 안하려 하고 좋은 쪽으로 최대한 방향을 틀어서 의견을 전달하는 박정호 교사(교무부장). 그는 영파여고에서 20년 넘게 재직한 교사로 학생들을 기다려주고 달래가며 인솔하는 ‘부처 같은 교사’로 불리고 있다.



‘잘 될거야’라는 말은 학생들에게 특효약입니다
“요즘 학생들은 미디어의 발달로 관심과 지식의 폭이 학교 밖을 많이 넘어서고 행동반경도 넓다고 보입니다. 접하는 매체가 풍부하다보니 학교생활, 친구관계 등 일상생활이 훨씬 더 자율적이고 개방되어 있지요. 예전 학생들이 학교생활과 친구관계를 교내에서 80% 정도 했다고 한다면 요즘 아이들은 걸어 다니는 정보통에 자유로운 세대라 교사들도 눈높이를 따라가려 많이 노력해야 합니다.”
1998년부터 영파여고에서 재직하고 있는 박정호 교사는 학생들의 변화모습에 늘 발을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 그 자신도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5학년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아빠로서 영파여고 제자들을 대할 때도 딸들을 대하듯 기다리고 지켜봐주는 교사이다.
그가 학생들에게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표현은 ‘잘 되거라’, ‘잘 될 거야’ 라는 말이다. 요즘 학생들이 대화중에 내면적인 표현을 담은 이야기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같은 이야기라도 표면적이고 직선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해서 박 교사도 아이들이 직접적으로 알아들을 수 있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려 한다.
예를 들어 교실에 들어갔는데 수업 준비가 안 되어 있을 때는 아이들이 행동을 마칠 때까지 짧은 시간 기다려준다. 화가 나도 자신의 감정을 넣어서 아이들에게 화를 내지 않고 질책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 긍정적인 표현으로 어르고 달래다보면 학생들이 그 다음 행동을 멈추고 수업분위기를 만든다.
“처음에는 수업 분위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어수선하던 아이들도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 교사를 따르게 됩니다. 교사 스스로 자신의 시각을 조금만 바꾸고 학생들을 따뜻하게 보살피면 교실 분위기가 훈훈해집니다.”



어려운 일 겪는 제자는 더 살뜰하게 살펴야합니다
박정호 교사의 교육관은 모든 학생들에게 공평하게 관심을 갖고 대해야한다는 점이다. 그는 최대한 아이들의 이름을 외워서 부르려 애쓰고 있으며 질문사항이 있을 경우에는 사소한 사항도 잘 챙겨가며 일관성 있게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수업에 관련된 내용을 다룰 때도 개인적인 의견전달이나 오해의 소지가 생기는 부분은 최대한 지양한다. 수업 내용은 객관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주제를 전달하려 애쓰지만 가끔은 지식전달에만 치우치는 한계가 느껴질 때도 있어서 그 스스로 고민해가며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
“제게 교사는 천직입니다. 제가 외향적인 성격보다는 내향적인 기질이 강해 가볍지 않고 무게감을 주는 진실성이 아이들에게 통하는 거 같아요. 외부적으로 드러나는 일들이 많이 발생하는 요즘 시기에 아이들의 감성과 처해진 환경을 파악하고 함께 고민해나가는 교사의 모습이 더 요구됩니다.”
그가 가르쳤던 제자 중 학생이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집안 환경, 아이에게 중압감을 주는 가정 분위기의 학생이 있었는데 학부모와 지속적으로 소통해가며 학생의 진로와 진학을 바르게 이끌었다. 어려운 시기를 겪으며 스스로 자해를 반복했던 학생의 경우에는 박 교사에게 스스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상담해나가며 병원상담치료와 약물치료 등을 잘 진행하며 스스로를 지켜나갔다.
“아이들 스스로 제게 와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눠주면 교사로서 도울 수 있는 일을 다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스스로 고민을 풀어놓지 못하는 아이들도 잘 살피고 기다리며 배려하는 교사의 모습이 더 필요합니다.”

그리움, 기다림, 애틋함을 느끼도록 도와야합니다
사립고인 영파여고에는 오랜 기간 재직하신 교사들이 많다. 교사 간 소통과 정보 공유가 잘 이루어져 학생들의 상황과 환경 파악이 빠른 편이다. 반면 젊은 교사들도 차츰 영입이 늘어나며 전체 교사간의 소통도 중요한 부분이다.
“후배 교사들 역시 교사로서의 고민과 방향을 스스로 체득하며 느낄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이고 어른들이고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배려하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본인의 깨달음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도록 돕지요. 배려와 존중이 이루어지는 가정, 학교, 조직이라면 어느 곳이던 관계 형성에는 문제가 많이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학교 분위기에서 성장한 졸업생들이 꾸준하게 교사를 찾아올 때 보람을 느낀다는 박 교사. 대학에 진학해서도, 취업준비를 하면서도 자신의 고민을 들고 와서 함께 나누고 소식을 전해주는 제자들이 고맙다. 찾아 온 제자들과 다양한 학교생활에 대한 추억을 함께 나눌 때는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다녀 온 듯해 교사로서 다시 힘이 솟는다고 한다.
“‘인정해주라’라는 말이 때로는 현실감이 떨어지고 이상적인 표현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매우 중요한 말입니다. 학부모들은 자식을 대할 때 본인을 투영해서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간혹 꾸중하거나 다그칠 때라도 인정해주는 마음이 있으면 아이들과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집니다.”
문자와 이모티콘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시대의 아이들. 그리움과 기다림, 애틋함을 느끼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얼굴을 보며 소통하고 공감하는 일이 서툴어지는 시대의 아이들. 박정호 교사는 이 시대의 아이들과의 소통을 위해 ‘눈높이’와 ‘기다림’을 누누이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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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숙 리포터 kitayama4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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