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 수능, 동시 대비 위한 고1 국어학습법

개념부터 확실하게 다지고, 몰입학습 시기 만들어야

이지혜 리포터 2019-05-17

대부분의 고1 학생들에게 4월은 잔인한 달이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며 나름 열심히 내신대비를 했건만 복수의 과목에서 믿기 힘든 점수와 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학생과 더불어 학부모들까지 멘붕을 겪었다. 국어 교과의 경우 훨씬 더 충격이 강했다. 국어는 우리나라 말이고, 중학교 때까지는 국어 점수를 잘 받아오던 아이인데 고등학교에 진학하더니 믿을 수 없는 점수를 받아 온 것이 아닌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과목이라고 하니 더 걱정되고, 수능에서 변별력을 갖춘 영역이라고 하니 더 두렵다. 행사 많은 5월을 정신없이 보내고 나면 바로 기말고사 시즌이 다가올 터. 내신과 수능을 동시에 준비할 수 있는 효과적인 고1 국어 학습법은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도움말 박현국어 박현 원장

소속 학교 내신 난이도 파악하기
올해 고등학교 신입생들은 중학교 절대평가 세대다. 9등급의 치열한 내신 경쟁 없이 열심히 공부하면 몇 명이라도 A를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공부했다. 중학교 1학년 때는 자유학기제 시행으로 아예 지필고사를 치르지도 않았다. 공부하는 즐거움은 만끽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심화학습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시험이 시작된 후 학생들은 상위권을 가려내기 위한 변별력 높은 문제들과 마주하면서 비로소 고등 국어의 높은 벽을 체감했다.
‘박현국어’의 박현 원장은 “학교마다 내신 시험의 난이도가 달라요.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있을수록 난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죠. 중학교 때 내신 시험이 어려운 학교에서 학습했다면 고등 국어에 대한 준비도 어느 정도 되어 있겠지만, 중학교 때 시험 난이도가 평이했던 학교를 다녔다면 대부분의 경우 고등 국어가 갑자기 어려워졌다고 느낄 거예요. 절대적이진 않지만 대치권 중학교 중 대청중, 대명중, 단대부중에 다녔던 학생들은 어려운 국어 시험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었을 겁니다. 이미 중학교 내신 시험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거든요. 하지만 도곡중이나 휘문중에 다녔던 학생이라면 중학교까지는 국어를 잘했는데 고등학교 진학 후 국어 성적이 떨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중학교시기에 심화학습이 되어 있지 않아서 생긴 결과입니다”라고 말한다.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있는 고등학교일수록 내신 경쟁이 치열해 변별력 있는 문제를 출제할 수밖에 없다. 학교 알리미와 홈페이지, 선배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소속 학교 내신 시험의 난이도를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현재 알리미에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된 현 고2들의 작년 성적 데이터가 공개되어 있다.

2018학년도 1학년 
학교명1학기2학기
평균표준편차성취도별분포비율평균표준편차성취도별분포비율
ABCDEABCDE
경기고62.723.111.730.421.124.512.360.524.722.825.912.412.426.5
단대부고81.210.525.932.426.812.62.481.414.437.228.013.312.19.4
서초고68.419.614.020.520.116.429.066.318.99.322.815.515.237.2
압구정고73.020.023.224.214.414.423.763.423.515.817.415.39.542.1
영동고77.412.216.036.521.714.811.075.516.418.134.617.39.620.4
은광여고76.115.021.529.120.710.817.975.817.424.929.314.511.619.7
중동고82.713.834.539.214.46.06.077.216.119.239.417.710.513.2
중앙사대부고76.715.824.626.221.114.813.273.118.323.021.717.812.025.6
진선여고77.914.221.132.621.514.410.480.415.132.834.113.08.711.4
휘문고83.315.542.335.910.84.07.084.416.753.825.77.35.38.0



강남구와 서초구 소재 일부 고등학교의 데이터다. 대부분 A, B등급 비율이 높아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서초고, 압구정고의 경우처럼 E등급 학생의 비율이 높은 곳도 있다. 이 경우 평균 점수가 낮은 것으로 보아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문제들이 많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충분한 학습이 되어 있지 않았다면 당황하여 기본점수조차 획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박현국어’의 박현 원장은 “진학할 고등학교가 정해지면 2~3년간의 기출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학령기 학생 수 급감으로 인해 등급 경쟁이 더 치열해졌어요. 문제 1개로도 등급이 뒤집어지는 상황이 발생하므로 학교별 시험의 난이도를 반드시 파악해야 합니다. 단대부고의 경우 까다로운 문제는 없다는 평이 대다수지만 그렇다고 100점이 나오기가 쉽지 않은 특징이 있고요. 은광여고의 경우 객관식 문제는 쉽게 풀 수 있는 반면 서술형 문제는 쉽게 답을 쓸 수 없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중동고의 경우는 아예 다른 학교들과 달리 모의고사 수능 지문을 요약해야 하고요, 경기고의 경우는 문법의 기본적인 이해와 학습이 필요합니다. 단대부고와 휘문고의 경우 빈출 문제로만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들이 매번 문제를 새로 출제하니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영동고, 중대부고, 진선여고는 외부 지문이 많은 것이 특징이므로 내신형 학습만으로는 만족할만한 점수를 획득하기 어렵습니다”라고 말한다.

개념어 숙지, 개념서 학습 필수
이전까지의 국어가 작품이나 글 해석 중심의 교과서였다면 2015 개정 국어 교과서는 분석, 이해, 비평의 원리 학습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박현 원장은 “예전에는 내용을 이해하면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내용을 이해해도 문제를 풀 수 없어요. 단순히 내용 이해에 그치는 학습만 한다면 내신 국어도, 수능 국어도 대비할 수 없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는 국어 학습의 첫 번째 스텝으로 ‘개념서 학습’을 강조한다.
“문학 작품이 나온다고 해서 글의 내용만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문제에서 요구하는 개념어의 뜻을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감각적이다’, ‘묘사적이다’, ‘관조적이다’, ‘서사적이다’라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이 어휘의 개념이 부족하니 지문의 내용을 알아도 문제를 풀 수가 없습니다.”
교사나 강사는 지문 관련 설명만 해줄 뿐이고 문제는 학생들이 풀어야 하는데, 학생들이 문제에서 묻는 내용을 모르니 강사가 문제까지 풀어줘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얘기다. 영역별 개념어 설명을 들어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어휘가 아니다 보니 머릿속에 저장이 쉽지 않다. 학생들은 자신에게 맞는 개념서를 한 권 정해 반복 학습하는 것이 좋다.  

질문량 늘리고, 몰입학습 해야
2015 개정 교과서는 지식의 암기를 지양하고, 원리 학습을 강화했다. 따라서 무작정 암기하기 보다는 교사나 강사에게 원리 학습이 왜 이렇게 구성되는지, 왜 이런 표현들을 사용하는지, 좋은 글의 짜임은 어떤 것인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예를 들어 문학의 경우, 외부 지문이 나온다고 해서 당황할 것이 아니라 시나 소설 등 문학 창작의 원리와 장르적 특징을 이해하고 내용과 표현의 효과를 연계하여 학습한다면 점차 낯선 지문도 스스로 해석할 수 있게 된다. 이런 학습법은 수능 국어에도 큰 도움이 된다.
박현 원장은 “국어는 스스로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운 과목입니다. 학습량은 물론이고, 기본 역량이 부족할 수 있어요. 무조건 학습량을 늘린다고 해서 실력이 축적되는 과목이 아닙니다. 올바른 학습방향을 제시하고 다양한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는 멘토와 양질의 문제들을 많이 풀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말한다.  
그가 강조하는 학습법 중의 하나는 ‘몰입학습’이다. 이번 중간고사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은 학생의 대부분은 지난 겨울방학 시기를 이용해 국어 몰입학습을 한 경우일 거라고 말한다. 중간고사 이후 다니던 학원을 바꾸는 경우가 많지만 학원을 바꾼다고 해서 기말고사 성적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별반 없다. 박현 원장은 “중간고사를 통해 학교 시험의 유형을 알았으니 그에 맞게 대비를 해서 점수가 오르는 것이지 근본적인 국어 실력이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 시기를 잘 이용해 효과적인 몰입학습을 해야 다음 학기 내신 성적을 잘 받을 수 있고, 이 과정이 축적돼야 수능에서 만족할만한 성적을 얻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내신 대비 학습으로 수능까지
과거의 국어 교과서는 수능과의 연계성이 적은 편이었지만 이번에 개정된 교과서는 수능 국어 시험과 직결돼 연관성이 높다. 그러니 평소에 유사 작품이나 글을 비교하고 분석해 보는 심화학습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교과서, 부교재 프린트 물의 작품이나 글만을 학습하는 데 그치지 말고, 단원의 학습목표나 학습방향과 관계된 글, 자료, 작품들을 심도 있게 학습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기출 문제나 모의고사 문제집을 마련해 두고 주 1회분씩 꾸준히 푸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자료들이 많이 공개된 시대다. 획기적으로 좋은 교재나 문제집은 존재하지 않는다. 박현 원장은 기출문제이건, 사설 문제이건 다 푼다는 생각으로 주 2~3회 이상 2시간 이상씩 국어학습에 투자하기를 권한다. 그는 “작은 성취가 큰 성취를 준다고 하잖아요. 내신을 포기하고 수능준비를 하겠다는 학생들이 있는데 내신에서 성취감을 맛 봐야 공부가 재미있어지고, 수능도 효과적으로 준비할 수 있습니다. 자신감과 동기부여 측면에서 고1, 2 때는 내신 학습에 집중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한다.

수준과 성향에 맞는 국어 학원 선택
사설 학원을 다녀볼 생각이라면 국어의 경우 강사의 역량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겠지만 문학, 비문학, 문법, 화작 등 전 영역을 고루 잘 가르치는 강사를 찾는 것이 좋다. 유독 강점 영역이 있다면 국어 전공자가 아닐 가능성이 높고, 이는 약한 영역이 있다는 말일 수도 있다. 또한 클리닉이나 개별 관리를 함께 하는 학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강의를 듣는 것만으로는 결코 국어 실력이 좋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과 학생의 경우 논리형 강사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그게 성향적으로 맞고 귀에 쏙쏙 들어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 약점 영역은 쉽게 극복되지 않는다. 3~4 등급의 여학생이라면 대형 강의를 피하는 것이 좋다. 유독 스타 강사를 쫓아다니는 여학생들도 있다. 학습의 동기는 될 수 있지만 그저 수업을 듣는 데서 그치기 때문에 실력이 쉽게 오르지 않는다.  3~4등급의 남학생이라면 관리가 잘 되는 학원을 보내는 것이 좋다. 학습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아 붙잡아 두고 공부를 시키는 것만으로도 대부분 점수가 오른다.
국어는 성적이 쉽게 떨어지지도, 단기간에 오르지도 않는 과목이다. 어려서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해서, 혹은 독서,논술 프로그램을 많이 들었다고 해서 반드시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니다. 시간을 정해 2000자 이상의 글을 빠르게 읽는 훈련을 꾸준히 하고, 어느 시기든 몰입학습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으로 학습량을 끌어올려 놓는 것이 좋다.

이지혜 리포터 angus7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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