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평 가채점 분석

'코로나19’로 인한 고3과 졸업생의 점수 격차는?
2015 개정교육과정으로 실시된 첫 평가원 시험, 상위권 변별 안 돼

이지혜 리포터 2020-07-02

지난 6월 18일, 전국 2,061개 고등학교(교육청 포함)와 428개 학원에서 수능 6월 모의평가(이하 6평)가 실시되었다.
이번 6평에는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시험장별 방역 대책에 관심이 모이기도 했지만,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고3 재학생과 졸업생 간에 학력 차이가 발생했는가에 큰 관심이 쏟아졌다. 7월 9일이면 6평 실채점 결과가 나오지만 다수의 입시기관과 학교 현장에서는 가채점 결과로 학생들의 점수 격차를 추정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6평을 통해 본 재학생과 졸업생의 점수 격차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재학생과 졸업생의 학력 격차가 매우 클 거라는 다수의 예상을 깬 뜻밖의 결과였다. 목청껏 고3 학생들의 불리함을 부르짖던 사람들은 머쓱해졌다. 6평 가채점 결과와 관련해서 강남 고교의 학교 현장과 입시기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도움말 중앙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김상철 교사(진학부), 휘문고 심재준 교사(진로진학부장), 유웨이 이만기 교육평가연구소 소장
자료출처 종로학원 <2021학년도 대입 드라이브 스루 입시 설명회 자료집>, ㈜유웨이 대입전략 보도자료 6월 23일자

6평 국,영,수 난이도 대체로 평이
이번 6평은 2015 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된 첫 수능 모의평가였지만 대부분 평이한 수준이었고, 작년 수능이나 작년 6평과 비교해서 난이도의 큰 차이는 없었던 것으로 분석되었다. 국어 영역에서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약간 출제 되었지만 지문의 길이도 짧고 난이도도 높지 않아 수험생들이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다.
수학의 경우 2015 교육과정이 적용되면서 가형과 나형의 공통 2개 과목에서 8문항(수학Ⅰ에서 4문항, 확률과 통계에서 4문항)이 공통 출제되었다(참고로 작년 수능 공통문항은 3문항이었다). 난이도는 가형의 경우 2020 수능보다 약간 어렵게 출제되었고, 나형은 2020 수능보다 쉽게 출제되었다. 시험 당일 저녁 종로학원을 뺀 나머지 입시기관들은 수학 나형의 1등급 컷을 무려 96점으로 추정했다. 영어 영역 또한 2020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되었고, 대부분의 입시기관들이 90점 이상 1등급 비율을 7%~8%로 잡았다. 하지만 1등급 비율과 상관없이 EBS 연계 교재의 학습 진도율이 저조한 학생이라면 영어 영역 체감 난이도는 다소 높았을 수 있다.

만점을 바라는 사탐, 개념 학습 요구하는 과탐 
보통 수능의 난이도가 6평과 같지는 않지만(오히려 6평은 전년도 수능과 맥을 같이 한다.) 국,영,수 영역이 모두 평이하면 탐구영역의 중요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탐구 영역은 1차적으로 과목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매년 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번 6평에서 사탐은 매우 평이했다.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을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실제 이번 6평에서 이투스를 제외한 대형 입시기관들의 ‘윤리와 사상’ 1등급 추정 컷은 50점이었다. 실제 수능에서는 2등급이 증발해 48점을 받고도 3등급이 될 수 있다. 6평 등급에 안심하지 말고 만점을 목표로 공부해야 하는 과목이 사탐이다.
과탐 또한 평이했으나 교육과정의 변화가 컸던 지구과학Ⅰ의 체감 난이도가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유형에서 큰 변화는 없었고, 개념을 이해하고 자료를 해석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유형의 문항이 주로 출제되었다. 기출문제가 없어 문제를 많이 풀어보기 어려운 상태다. 개념 중심의 공부 습관을 길러야 점수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고3과 N수생의 점수 격차는 없었다
6평 가채점 등급 추정 컷이 잡히자 종로학원과 이투스는 각각 재빠르게 고3 학생과 졸업생의 점수 격차를 추적했다. 종로학원의 경우 10개교 고3 학생 4388명을 표본 조사했고, 유웨이의 경우는 시험 당일 일정 시각까지 가채점 결과를 입력한 수험생 1천여 명을 고3 학생(79%)과 N수생(21%)으로 나누어 작년과 올해 비슷한 비율로 추출하고 각각 집단별로 성적을 산출하여 비교했다. 두 기관 모두 2020 6평은 실채점 결과이고, 2021 6평은 가채점 결과다. 두 기관의 결론은 동일했다. 올해 6평에서 나타난 고3과 졸업생의 격차는 2020학년도 6월 모의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 종로학원 - 올해 고3 6월 모평 등급대별 비율변화 분석

국어등급 20202021증감 영어등급 20202021증감 
13.9%5.4%1.5%19.5%11.3%1.8%
29.5%8.5%-0.9%218.6%16.0%-2.6%
316.4%18.6%2.2%321.0%21.7%0.7%
418.9%19.1%0.2%419.7%18.3%-1.4%
519.8%20.5%0.7%512.0%12.1%0.2%
617.6%16.4%-1.3%66.9%8.6%1.8%
78.4%5.9%-2.5%74.5%5.3%0.8%
84.2%4.4%0.1%85.7%4.7%-1.1%
91.2%1.2%0.0%92.1%2.0%-0.2%


수학()형등급20202021증감 수학()형등급 20202021증감 
11.7%4.4%2.7%17.5%5.6%-1.9%
26.4%7.5%1.2%216.1%11.8%-4.3%
310.5%20.7%10.2%319.7%16.1%-3.6%
416.1%22.3%6.1%415.6%17.1%1.4%
522.7%17.1%-5.6%514.8%20.5%5.7%
619.6%13.2%-6.3%613.4%16.9%3.5%
714.7%8.0%-6.6%710.9%7.0%-3.9%
86.1%4.7%-1.4%80.8%2.3%1.5%
92.2%2.1%-0.1%91.1%2.7%1.6%


유웨이의 이만기 소장은 “세간에는 문제가 쉬우면 재학생과 N수생의 격차가 줄고, 어려우면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분석 결과 그렇게 특정 지을 수 없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번에 유웨이에서 조사한 6평 점수 비교 결과를 보면, 지난해보다 쉬웠던 국어에서는 평균 백분위 차이가 7.69에서 8.34로 벌어졌으나 어려웠던 수학 가형은 9.36에서 9.2로 좁아졌고 쉬웠던 수학 나형은 9.06에서 9.56으로 다시 벌어졌습니다. 쉬웠던 국어와 수학 나형에서는 격차가 벌어졌고 어려웠던 수학 가형에서는 격차가 좁아졌죠. 성적대별로, 과목별로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게 맞습니다”라고 말했다.

▒ 유웨이 - 2020 6월 모평 vs 2021 6월 모평 점수 비교

2020학년도 6월 모의평가
구분과목3n차이
응시인원선택비율백분위등급응시인원선택비율백분위등급백분위등급
국어국어1084-78.142.98301-85.832.317.690.67
수학수학가42740%77.882.9413947%87.242.199.360.75
수학나63560%77.313.0215753%86.372.299.060.73
영어영어1085-02.66298--2.22-0.44
            
2021학년도 6월 모의평가
구분과목3n차이
응시인원선택비율백분위등급응시인원선택비율백분위등급백분위등급
국어국어883-77.442.98242-85.782.318.340.67
수학수학가31236%78.932.9210143%88.132.159.20.77
수학나54864%74.563.2313557%84.122.59.560.73
영어영어924--2.98245--2.2-0.78


상위권 변별력 없었던 6평 
학교 현장에 있는 진학 교사들의 생각도 입시 기관들의 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휘문고 심재준 교사는 “저희 학교 고3 학생들의 가채점 결과를 보니 전년도 6평 결과와 비교해서 올해 성적이 크게 떨어지거나 1등급 비율이 적거나 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오히려 1등급 비율이 높아진 과목도 있어요. 추측하건데 난이도가 높지 않았기 때문에 최상위권과 상위권의 변별력이 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 추측을 해보면 비교과 활동이나 내신 등으로 선택과 집중이 어려웠던 고3 학생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등교를 할 수 없었던 시기에 오히려 수능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중대부고 김상철 교사도 “실채점 결과를 보아야 정확하게 알 수 있겠지만 전년에 비해 고3 학생들의 학력이 저하되었다고 볼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예년에 비해 전체적인 수준의 차이는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난이도가 높지 않아 상대적으로 어려운 문제풀이 준비가 되어있는 최상위권 졸업생들에게는 상대적인 불리함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본교 문과 재학생들만 보더라도 가채점 결과 최상위권 학생과 상위권 학생의 격차가 수학 나형으로 인해 많이 줄어든 현상이 나타났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상철 교사는 “재학생 중에는 코로나 19로 인해 주변이나 언론의 보도에 영향을 받아 심리적으로 불안함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이 부분이 향후에 어떻게 나타날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왜 이번 6평은 난이도가 높지 않았을까? 휘문고 심재준 교사는 “이번 모평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첫 평가원 시험이었습니다. 그런데 2015 개정 교육과정은 2009개정 교육과정의 학습 내용 중 80%만을 담고 있어요. 학습량은 줄었는데 평가원이 예년 기조를 유지해 출제했다면 시험 난이도는 조금 쉬워질 수밖에 없겠죠. 평가원의 입장에서도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처음 출제해 보는 시험이거든요. 출제 난이도를 조절하기 위한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라고 평했다.

결코 불리하지 않은 고3, 묵묵히 정진하길
다가오는 7월 9일 평가원의 성적 발표 결과 6평의 난이도가 쉬웠던 것으로 결론이 나면, 9평은 6평에 비해 난이도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수능의 난이도 또한 상승할 수 있다. 이미 ‘코로나 19’로 인해 잔뜩 움츠러든 고3 수험생들은 앞으로 수능까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학업을 이어가는 것이 좋을까?    
중대부고 김상철 교사는 “난이도 높은 문제에 훈련이 된 졸업생들의 성적은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재학생들은 여름방학 시기와 2학기 동안 고난도 문제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 보통 수능 즈음에 그 격차가 줄어듭니다. 올해는 수능이 2주 연기되었기 때문에 어쩌면 재학생들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고3 학생들이 언론이나 주변의 이야기에 너무 신경 쓰지 않았으면 합니다. 온라인 수업기간 중 개인공부 시간을 늘릴 수 있어서 수능 준비가 더 잘 되었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말고 원래 나의 길을 묵묵하게 준비한다면 반드시 좋을 결과가 따라올 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조언한다.
휘문고 심재준 교사도 “최고의 진학 전략은 실력을 높이는 것입니다. 난이도가 어떻다, 졸업생이 더 잘한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할수록 공부할 마음이 안 생깁니다. 시험의 난이도가 어떻든 그건 학생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니잖아요.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력, 즉 ‘공부’에 집중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것도 너무 멀리 보지 말고 하루하루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공부를 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당부했다.

이지혜 리포터 angus7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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