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고교 탐방] 정신여자고등학교

박지윤 리포터 2026-08-28

전통 위에 미래를 더하다! 학생의 가능성을 키우는 학교

139년 역사를 이어온 정신여자고등학교(교장 조영호·이하 정신여고)는 전통에 머물지 않고 교육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새로운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가능성을 존중하는 진학지도와 학생 선택권을 넓힌 교육과정, 다양한 탐구 활동은 정신여고 교육의 현재를 보여준다.

정신여고의 강점은 오랜 역사나 대입 실적에만 있지 않다. 학생과 교사가 서로를 신뢰하고 학교의 모든 구성원이 교육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 속에서 ‘정신만의 정신다움’을 만들어간다는 데 있다.

조영호 교장은 “학교평가 만족도 조사에서 학생·학부모·교원·직원 모두 학교 자치문화, 교육과정 운영 및 교수·학습 방법, 교육활동 및 교육성과 등 모든 항목에서 2025년과 2026년 연속 ‘매우 우수’ 평가를 받았다”며 “이 결과가 바로 우리 학교를 대표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신여고는 2026학년도 대입에서 의치약 14명(4/4/6), 서울대 5명, 연세대 15명, 고려대 10명, 서강대 5명, 성균관대 14명, 한양대 10명, 이화여대 29명, 중앙대 14명, 경희대 12명, 한국외대 13명, 건국대 15명, 홍익대 16명, 숙명여대 21명 등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학생의 가능성 넓히는 진학지도

정신여고의 진학지도는 최상위권 학생에게만 집중하지 않는다. 학생 개개인의 성향과 성적, 희망 진로를 종합적으로 살피고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단계적으로 지원한다.

2026학년도 대입에서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강점을 보였으며, 전체적으로 수시와 정시 비중은 약 40대 60의 양상을 보였다. 논술전형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체의 8~10% 수준이다.

정신여고는 특히 면접에 강한 학교로 평가받는다. 2028학년도 대입에서 학교생활기록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의 내용이 평준화되면서 면접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면접 중심의 진학지도는 학교의 강점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면접 대비는 수능 직후부터 집중적으로 진행한다. 교과목 교사들이 학생별 상황에 맞춰 조를 구성하고 제시문 기반 면접과 생활기록부 기반 면접을 함께 준비한다. 특히 수학·과학 교사들이 교과 내용을 바탕으로 제시문을 정리하고 학생별 면접을 체계적으로 지도한다. 상위권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에서 요구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학생이 많다는 점도 강점이다.

김미리 진학 부장 교사는 “최상위권 학생에게만 집중하지 않고 부모의 마음으로 모든 학생에게 집중하는 것이 정신여고의 특징”이라며 “교사 공동체가 탄탄해 교사들끼리 정보를 나누고 서로 돕는 문화가 학생들에게도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기록부를 스스로 읽는 진학멘토링

‘생활기록부로 준비하는 진학멘토링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자신의 학교생활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스스로 설계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2학년 2학기에 학생 한 명과 멘토 교사 한 명을 매칭해 생활기록부를 함께 분석한다.

지난해 도입 첫해에는 24명이 신청했고, 신청 학생 전원이 참여했다. 학생별로 2~3회, 회당 60~90분 상담을 진행하며 한 교사가 최대 3명의 학생을 맡는다.

학생들은 지원서와 생활기록부 분석 자료를 제출한 뒤 학업역량·진로역량·공동체역량을 살펴본다. 활동일지를 작성하며 자기 점검을 진행하고, 3학년 때 어떤 과목과 활동을 선택할지까지 구체화한다. 계열에 맞는 교과 교사를 멘토로 연결하고 선배들의 실제 자료도 공유한다.

이세림 교사는 “교사 중심 상담이 아니라 학생이 주도적으로 자기 학교생활을 점검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학생들이 입시 정보와 전략을 직접 조사하고 정리하며 학업계획과 활동 방향을 설계하게 된다”고 말했다.


교사가 즐거운 캠프

정신여고는 정규 수업에서 충분히 다루기 어려운 주제를 학생들이 직접 탐구할 수 있도록 수리과학캠프와 인문사회캠프를 운영한다.

수리과학캠프는 올해로 9년째 이어지는 정신여고 대표 프로그램이다.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20명씩 두 반을 운영하며, 수학과 과학의 다양한 분야를 이틀 동안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성적순이 아니라 지원 동기와 진학 후 하고 싶은 일 등을 살펴 학생을 선발하며, 매년 100명 넘는 학생이 지원할 만큼 인기가 높다. 실험과 결과물 제작으로 활동을 마무리하고 이후 심층 탐구로 발전시키기도 한다.

강여은 교사는 “선생님들이 즐겁지 않으면 할 수 없는 활동”이라며 “교사들이 하고 싶었던 수업을 펼치는 열정이 학생들에게 색다른 경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문사회캠프는 인문학과 사회학 분야에 관심 있는 1학년 학생들이 시의성 있는 주제를 융합적으로 탐구하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이 토론 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조사한 뒤 3대3 토론을 진행한다.

송유나 교사는 “학생들은 자신의 토론뿐 아니라 다른 팀의 토론에도 패널로 참여해 질문을 주고받는다”라며 “활동을 통해 논리적으로 말하는 능력과 공동체 역량을 함께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생태전환교육과 디지털교육의 공존

정신여고의 생태전환교육은 환경보호를 학생들의 생활과 정서에 연결된다. 탄소중립선도학교로 선정된 이후 잔반 줄이기, 텃밭 가꾸기, 환경동아리, 생태 체험 등을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잔반 제로 실천을 위해 푸드 스캐너 4대를 도입해 AI로 잔반을 파악하고, 잔반을 남기지 않은 학생에게 포인트를 적립한다. 텃밭에서는 허브·상추·감자·당근·땅콩 등을 재배하는데 수확한 배추로 김장을 해 나누고, 학급 특색활동으로 그린푸드 요리도 진행했다.

환경동아리 ‘에코리즘’은 서울시교육청 ‘생태 한마당’에 참여해 리사이클 제품을 선보였으며, 올해 처음 시작한 ‘농부 일기’에서는 수확하며 느낀 점을 기록하며 자연과 자신을 함께 돌아본다.

이은파 교사는 “학생들이 밭에 나가면 ‘살아 있는 느낌이 든다’, ‘힐링된다’고 말한다”라며 “생태전환교육이 환경교육을 넘어 정서와 인성교육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교육도 정신여고의 주요 교육 분야다. 학교는 수년째 디지털선도학교에 선정돼 디벗과 AI·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있는 수업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장승호 교사는 “1학년 정보 수업에서는 빅데이터와 파이썬을 심화해 다루고, 2학년에서는 ‘데이터과학’과 ‘인공지능 기초’를 선택과목으로 개설하고 있다”며 “AI 응원 창작제, 게임 창작제, 앱 개발 경시대회 등을 통해 학생들이 디지털 도구를 직접 활용하고 결과물을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성호 교사는 “AI와 소프트웨어를 단순히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고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라며 “이 활동을 계기로 IT 분야 진로를 결정하는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58년 역사 합창단, 공동체와 섬김을 배우다

정신여고 합창단은 1969년 창단되어 올해로 58회를 맞은 학교의 대표 전통 활동이다.

합창단은 봉사를 통해 자신의 재능을 나누고 신앙과 섬김의 의미를 배우는 활동으로 현재 2학년 학생 22명이 한 학급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선희 지휘자는 “처음에는 연습과 단체생활을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한두 달이 지나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공동체 의식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강은영 교사는 “합창단 학생들은 남들보다 일찍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등 매우 모범적이고 규칙적인 생활을 보이고 있다”며 “함께 연습하며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이 넓어지고, 생활기록부에도 그 과정이 차별화되게 기록된다”고 설명했다.


선택을 존중하는 교육과정

정신여고는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맞춰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설명회와 상담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정혜련 교무기획부장 교사는 “학생들이 선택하는 모든 과목을 개설하고 교육과정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 책자와 설명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담임교사 대상 설명회도 진행해 학생들의 과목 선택을 돕고, 10월에는 예비 학부모들에게 교육과정을 미리 공개해 고교 선택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1학년 ‘꿈길 여행’, 2학년 ‘드림투게더’, 3학년 ‘글로벌 리더’로 이어지는 진로·진학 연계프로그램과 ‘진로진학 멘토링 워크숍’도 운영한다. 이를 통해 학생뿐 아니라 1·2학년 교사들의 진학지도 역량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

전통과 변화가 조화를 이루는 정신여고의 교육은 학생을 중심에 둔 교사들의 열정과 학교 구성원 모두의 협력에서 출발한다. 학생의 선택을 존중하고 도전의 과정을 성장의 기회로 바라보며 각자의 진로를 지원하는 학교. 이것이 정신여고가 지켜온 ‘정신다움’이며 미래교육으로 이어지는 힘이다.



해외 교류로 넓히는 글로벌 진로


정신여고는 해외 대학 및 외국 학교와의 교류를 통해 학생들의 국제적 감각과 미래 역량을 키우고 있다.

미국 위스콘신주립대학교와 교육 협력 협약을 맺어 학교장 추천 학생에게 체계적인 미국 대학 진학 기회를 제공한다. 매년 최대 3명의 학생이 추천으로 지원할 수 있으며, 별도의 공인어학성적이나 수능 성적 없이 지원이 가능하다. 추천 학생에게는 졸업 시까지 연간 4,000~6,000달러 규모의 장학금도 제공된다.

또한 대만의 도원시립대원국제고급중등학교, 신풍고등학교, 타이난치아치고등학교, 중국 신부학외국어고등학교 등과 대면·비대면 국제공동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지현 교사는 “정신여고의 국제교류는 단순한 외국어 학습을 넘어 학생들이 세계시민으로 성장하고, 국제적인 시각에서 자신의 학업과 진로를 설계하도록 돕는 교육 활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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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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