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에겐 숙제 같은 일상이 하나 있다. 바로 여든 넘으신 어머니와의 식사이다. 숙제라고 하면 어머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매번 숙제 검사를 받는 듯한 깐깐한 방문 후기를 들어야 하니 엄청 고난도 숙제이긴 하다.
무릎과 허리가 좋지 않은 어머니와의 외식은 고려해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니다. 주차가 가능해야 하고, 좌식 테이블만 있는 곳은 안 된다. 또, 언젠가부터 매운 음식을 먹지 못하셔서 너무 매운 메뉴도 제외시켜야 하고 고기 위주나 회도 안 된다.
그래서 찾는 곳이 한정식.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방이동 한정식 태이재를 다녀왔다.
주차도 편리하고 모임 위한 룸도 마련
먼저 식당에 도착하니 발렛파킹이 가능하다. 식당 앞 주차 공간에 자리가 없어도 문제가 없다. 단, 식당 앞에 주차하나 주차 타워에 주차하나 발렛비(3000원)는 내야 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먼저 룸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룸이 아닌 공간에 테이블도 있다. 2층에는 1층 룸보다 더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룸이 여러 개 있다. 가족 외식이나 지인 모임으로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기본 정식은 1인 2만 원. 하지만 평일에는 평일 점심 특선을 먹어줘야 뭔가 특템한 느낌이랄까. 점심 특선 A를 주문한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드시지 못하고 고기나 회를 즐기시지 않는 어머니이기에 시래기갈비찜(또는 낙지볶음)이 포함된 점심 특선 B는 다른 식구들과 함께 올 다음 식사로 미뤄본다.

가성비 좋은 평일 점심 특선
먼저 흑임자죽과 미역국이 상에 오른다. 애피타이저 죽은 계절마다 다르게 제공된다는데 흑임자죽은 아주 부드러우면서도 맛있었다.
다음으로 샐러드와 튀김, 잡채와 보쌈이 등장했다. 샐러드로 입맛을 돋우고 나니 다양한 튀김이 눈에 들어온다. 단호박 튀김과 돈까스가 맛있는 소스 위에 얹혀 있다. 바삭한 식감과 소스와의 조화가 환상이다.
점심 특선에서 가장 맛이 있었던 메뉴는 바로 보쌈. 돌돌 말은 백김치를 펴서 그 위에 보쌈과 무말랭이, 그리고 새우젓을 올려 한입 먹으니 잡내가 전혀 느껴지지 않고 너무 맛이 있었다. 평소 보쌈을 잘 드시지 않던 어머니도 “무말랭이와 김치와 함께 먹으니 고기가 참 부드럽고 맛나다”고 하신다. 따뜻한 미역국과 함께 맛있게 메뉴 하나하나를 즐겨본다.
보쌈을 이렇게까지 많이 그리고 맛있게 드시는 어머니는 오래간만에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좋아지는 순간이었다.

맛있는 솥밥으로 행복한 식사 마무리
다음은 식사가 나온다. 평소 집에서 잡곡밥을 드시는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시는 순간이다. 솥밥과 된장찌개 그리고 밑반찬들. 솥밥을 보시면 언제나 “밥만 먹어도 맛나다”고 말씀하시는 어머니는 오늘도 솥밥에 즐거워하신다. 뜨거운 밥을 밥그릇에 덜고 숭늉을 위한 물을 부어놓고 본격적인 식사에 들어간다.
된장찌개가 싱겁지도 않고 짜지도 않는 것이 참 맛나다. 진짜 된장찌개와 김치만으로도 한 끼 식사가 충분하다. 반찬도 다 집밥처럼 느껴진다.
한 친구는 항상 내게 이런 말을 한다. “엄마한테 잘하고, 시간이 될 때마다 어머니와 밥도 먹고 해. 더 연세 드시면 밖에서 밥을 먹고 싶어도 못 나가신다”라고.
그런 날이 오면 이런 소소한 행복을 느끼지 못할 것 같아 슬퍼진다. 그래서 오늘도 검색창을 열고 열심히 나만의 숙제를 찾아본다.

-위치 서울 송파구 위례성대로12길 8 1층, 2층
-메뉴 점심특선A 1만6000원
점심특선B 2만원(평일 AM 11:30~PM 3:00)
낚지볶음 정식 2만5000원
태이재정식 3만2000원
-주차 가능(발렛비 3000원)
-영업시간 11:30~21:30
(평일 15:00~17:00/주말 16:00~17:00 브레이크타임)
-문의 02-429-6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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