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들어온 ‘사다드림’ 장보기

박경숙 리포터 2026-09-11

맛집 구매대행과 공동구매, 집 앞까지 문고리 배송


‘이번 주에는 어느 맛집 음식이 올라올까?’ 요즘 강동구와 송파구의 일부 아파트 주민들은 장을 보는 일이 예전에 비해 훨씬 수월해졌다. 시장이나 마트에 직접 가지 않고, 앱이나 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입주민 커뮤니티에서 상품을 확인하고 주문만 하면 과일이며 정육, 채소, 수산물은 물론 다른 지역의 유명 맛집 음식까지 집 앞에서 받아볼 수 있다.


카톡방이 동네 장터가 됐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사다드림’ 장보기. 필요한 음식이나 물건을 누군가 대신 사서 집 앞에 가져다주는 방식이다. 여기에 가까이 사는 주민들이 함께 주문하는 공동구매까지 결합하면서 새로운 동네 장보기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예전에도 공동구매는 있었어요. 하지만 대부분 맘카페나 온라인 카페에서 특정 상품을 저렴하게 사는 정도였지요. 지금은 아파트 주민들이 모인 카톡방이나 밴드, 전용 앱이 하나의 작은 시장 역할을 하고 있어요. 저도 천 명이 넘는 회원들이 있는 공구방에서 장보기를 알차게 하고 있어요. 얼마 전에는 새로 생긴 장터를 이용해 대전 성심당 빵을 현관 앞에서 받아 맛있게 먹었답니다”라고 이현정(가명, 42·상일동) 씨가 말한다.


지방 맛집도 집 앞에서 만난다

‘사다드림’ 장보기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보다 편리함이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전국 유명 맛집 음식이다. 배달앱에는 올라오지 않고, 택배도 어려운 지역 맛집 음식을 판매자가 직접 가져오는 공동구매를 한다. 소비자는 주문만 하면 정해진 날 집 앞에서 상품을 받을 수 있다.

지방의 유명 빵집이나 닭강정, 떡, 반찬 등을 먹고 싶어도 예전에는 직접 찾아가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여러 사람의 주문을 한꺼번에 모아 누군가가 직접 다녀온다. 소비자는 음식값만 비교할 일이 아니다. 직접 찾아가는 데 드는 교통비와 시간, 기다리는 수고까지 생각하면 조금 비싸더라도 충분히 이용할 만하다. ‘무엇을 싸게 사느냐’에서 ‘얼마나 수고하지 않고 편하게 살 수 있느냐’로 소비의 기준이 바뀌는 것이다.


강동·송파 아파트로 번지는 ‘사다드림’

이런 변화는 송파와 강동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이용객들의 입소문을 타며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강동구에서는 얼마 전 오픈한 ‘시장보는집사’처럼 전국의 맛집과 식품을 공동구매해서 문 앞까지 배송하는 형태가 등장했고, 명일동의 ‘프루당’은 과일과 먹거리를 공동구매해 배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암사동의 프라이어팰리스에는 ‘만만마켓’이 과일과 식품, 생필품 등을 공동구매 방식으로 판매하고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을 통해 주민들과 소통한다. 고덕동의 ‘도연이네 과일’ 역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과일 및 전국 맛집 음식, 주인장의 어머니가 직접 만든 반찬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고덕·강일 일대에는 과일과 채소, 밀키트 등을 중심으로 한 공동구매 형태의 판매점들이 생겨나고 있다.

송파구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난다. 올림픽선수촌 인근에는 ‘만만마켓’이 자리 잡았고, 잠실나루역 주변에도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을 활용해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형태가 등장했다. 풍납동의 ‘과일연구소당도’는 가락시장 중도매인 직영을 내세워 과일 공동구매를 진행하며 과일뿐 아니라 밀키트와 ‘사다드림’ 상품도 취급한다.


싸게 보다 편하게, 달라지는 소비 기준

동네 장터로 바뀐 카톡방은 배송 효율도 높다. 수백, 수천 세대가 모여 있는 아파트는 한 번 들어가면 여러 집에 배송할 수 있기에 판매자에게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소비자는 편리하고, 판매자는 물류비를 줄일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사다드림’ 카톡방에서 자주 쇼핑한다는 주민 박선경(가명, 37·고덕동) 씨는 “‘오늘은 무엇을 사다 달라고 할까’ 종종 고민해요. ‘사다드림’과 공동구매는 아파트라는 좁은 생활권을 하나의 시장으로 만들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 동네에서 필요한 만큼만 사고, 우리 아파트에서 나눠 받는 방식이 오히려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퇴근하며 마트에 갈 필요도 없고, 아이들이 원하는 간식이나 지방 맛집 음식을 편하게 받아볼 수 있어 시간 절약이 많이 됩니다”라고 말한다.

결국 ‘사다드림’ 장보기 시장은 ‘얼마나 싸게 파느냐’보다는 ‘소비자가 원하는 좋은 상품을 찾고, 직접 가서 구매하고, 집 앞까지 운반하는 소비자의 수고를 얼마나 대신해 주는 서비스인가’가 중요한 경쟁력이다.


* 강동·송파에서 만나는 공동구매·공동구매

1. 강동구 : 시장보는집사 / 프루당 / 만만마켓 암사프라이어팰리스점 / 도연이네 과일

2. 송파구 : 과일연구소당도 / 만만마켓 / 팜송 잠실나루점

3. 공동구매 플랫폼 : 909 / 아공구 / 윗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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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숙 리포터 kitayama4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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