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정원사 김영일

동네 플로리스트, 동네 정원사 키워요

오미정 리포터 2017-04-13

정원을 잃어가는 도시인들은 식물의 싱그러운 향기를 그리워한다. ‘행복한 정원사’ 김영일은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꽃과 식물을 즐길 수 있도록 동네 정원사 교육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강동구 끄트머리 강일동 화훼 비닐하우스촌이 그의 일터다. 고객 주문 전화 받으랴 업체 화분 관리 다니랴 정원사 교육 기획하랴 그의 하루하루는 분주하다.



암사동에서 시작한 동네 정원사 교육 인기
암사동 도시재생 공모사업으로 2015년부터 시작한 동네정원사 교육이 강동구에서 호응을 얻으며 꾸준히 확장해 나가는 중이다.
“식물한테는 묘한 힘이 있어요. 어느 동네든 공터에 꽃 잔뜩 가져다 놓으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하나 둘 모여들어요. 낯선이들 끼리 돗자리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꽃다발 만들며 서로 친해집니다. 암사동 동네 플로리스트, 정원사 교육을 이렇게 시작했어요.”
꽃다발 만들기, 꽃꽂이, 식물 토피어리 만들기까지 차근차근 진행한 후 놀이터 자투리땅에다  수국, 백합, 튤립 등 각종 꽃과 허브 식물 심으며 아담한 동네 정원까지 만들었다.
‘플라워앤가든인피플’은 김영일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다. ‘꽃을 생활 속에서 즐겼으면 좋겠다’는 순박한 마음으로 시작한 사업을 돈키호테처럼 좌충우돌하며 키워나가는 중이다.



빈부 없이 꽃을 즐기자’아이템으로 예비사회적기업 선정
장교로 전역한 그가 ‘나이 들어서까지 오래 할 수 있는 적성에 맞는 일’을 찾다 인연을 맺은 일이 플라워 렌털서비스였다. 도서, 정수기 대여처럼 꽃 화분을 정기적으로 바꿔주며 관리해 주는 사업 아이템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 등산광인데다 식물을 좋아하는 성향과도 잘 맞았다.
하지만 우리나라 화훼산업의 한계를 절감했다. “다들 꽃을 좋아하지만 생활 속에서 즐기는 문화가 없어요. OECD 국가들은 평균적으로 꽃 구입비로 1인당 연간 10만원을 쓰는데 우리는 1만원 미만입니다. 개인은 거의 꽃을 사지 않고 거래처에 선물용으로 보내는 비즈니스 플라워시장만 있다 보니 김영란법 시행으로 타격이 크죠.”
화훼 시장은 규모가 줄어들고 조경 분야 종사자 대부분은 정규직이 아닌 일용직이라 고용시장이 불안하다. 게다가 소득수준에 따라 꽃과 나무를 즐기는 계층이 나뉘는 ‘불편한 진실’이 그는 안타까웠다.
“잘 가꿔진 정원 딸린 집은 많은 사람들의 로망입니다. 허나 조경 공사에 1~2억 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지요. 꽃을 좋아하지만 1만 원짜리 꽃화분도 경제적인 이유로 선뜻 구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독립해서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면서도 그는 ‘빈부 상관없이 꽃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했고 사회적기업에 눈을 돌리게 됐다.
창업가과정 교육 받고 강동구에서 인큐베이팅 받으며 그가 운영하는 플라워앤가든인피플은 2015년 서울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됐다.
‘꽃으로 따뜻해지는 동네’를 만들기 위해 김 대표는 진행하는 프로젝트마다 ‘나눔’의 가치를 녹여내고 있다. “플로리스트 교육은 총 10회 진행했는데 어린 자녀를 둔 주부들이 많이 신청했어요. 아이와 함께 공들여 만든 꽃다발을 강동희망나눔센터와 손잡고 독거어르신들에게 선물했습니다. 동네상인들에게도 나눠줬고요.”



동네정원사 교육과 일자리 연계 모색중
공동체정원 만들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암사동 놀이터에 첫 선을 보인 후 김 대표는 자신감을 얻었다. 마을 정원을 잘 가꿔 놓으면 어린이집, 유치원마다 진행하는 원예 체험을 멀리 갈 필요 없이 동네에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을정원사 활동을 하는 경력단절여성, 시니어들이 강사로 데뷔할 기회도 그만큼 많아진다. “동네 자투리 공간, 놀이터 공터, 건물 한 켠에 방치된 조경시설, 옥상... 동네 정원으로 가꿀 수 있는 땅은 많습니다.”
강동구의 정원형 텃밭 사업에도 힘을 보탰다. 도시농업의 선두주자인 강동구는 강일텃밭에다 주민들이 쌈 채소 외에 꽃을 심도록 유도하는 정원형텃밭 사업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80여평 규모에 수국, 팬지, 수선화 같은 각양각색의 꽃으로 샘플 정원을 꾸몄다. 새로 조성될 암사역사생태공원에 공동체정원을 꾸미자는 아이디어를 강동구에 제안했다.  
올해는 마을정원사들이 취미 생활이 아니라 일자리와도 연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플라워 렌털 서비스의 주요 고객은 기업들입니다. 정기적으로 식물에 물을 주며 사무실 화분을 관리해줄 인력이 필요하지요. 지자체들이 관리하는 공원 역시 정원사 손길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일자리 모델을 계속 발굴해 나가는 중입니다.”
실생활 속에서 꽃을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플라워공방을 준비중이다. “플로리스트 과정을 배우고 싶어 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회당 수강료가 5~10만원으로 고가입니다. 우리는 서울시로부터 플로리스트 인력을 지원 받아 재료비만 받고 무료로 진행할 생각입니다” 꽃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 김 대표는 한 걸음씩 쉼 없이 전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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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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