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 뮤지컬 셜록 홈즈-사라진 아이들

역사 속 연쇄살인범과 소설 속 명탐정의 만남

이지혜 리포터 2020-03-05

시즌제 뮤지컬 <셜록 홈즈>가 돌아왔다. 시즌1 ‘앤더슨가의 비밀’, 시즌2 ‘블러드 게임’이 진행됐기 때문에 이번 ‘사라진 아이들’은 시즌3 같지만 시즌2의 리바이벌 버전이다. 이전 무대에서의 잔인함은 줄이고 추적의 즐거움은 배가시켰다. 실존인물이지만 잡히지 않은 희대의 살인마 ‘잭 더 리퍼’와 소설 속 인물이지만 꼭 실존할 것만 같은 명탐정 ‘셜록 홈즈’가 무대 위에서 만난다.



매춘부와 고아가 넘쳐나던 19세기 영국. 실제 잭 더 리퍼는 매춘부들(한 명을 제외하고)의 목과 몸통을 자르고 배를 갈라 내장을 밖으로 꺼내놓는 등 충격과 공포스러운 엽기 살인을 한 인물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소설 속 셜록 홈즈가 활동했던 시기도 19세기 영국이었다. 김은정 작가와 노우성 연출은 ‘이 두 캐릭터가 한 공간에서 만나다면 명탐정 홈즈는 살인마 잭을 어떻게 잡을까’ 하는 상상을 원동력으로 극을 풀어간다.



시즌1 당시부터 셜록 홈즈의 단짝인 왓슨은 여성으로 설정되었다. 소설 속처럼 추리와 사건해결 말고는 꼼짝도 하지 않으려는 홈즈를 대신해 왓슨은 종횡무진 무대 위를 뛰어다닌다. 또 다른 여성 캐릭터인 ‘마리아’가 너무 성스럽고 유약한 캐릭터로 소모되는 탓에 똑똑하고 자기주도적인 여성 캐릭터 ‘왓슨’의 등장은 젠더의 균형감 차원에서 반갑고 기쁘다.
관객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정보량이 많은 1부는 다소 지루하고 느슨해 보인다. 스릴러물을 뮤지컬로 제작한 한계가 살짝 느껴지기도 하고, 음향적인 문제도 느껴지지만 그 위기를 넘기고 나면, 2부는 속도감을 갖추고 강력한 추리로 풀어나간다. 속속 드러나는 반전과 감춰져 있던 옛 이야기들,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음악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모든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관객들은 더 이상 살인마 잭을 미워할 수 없다. 저절로 벌떡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게 되는 커튼 콜 시간. 트레이드마크인 망토와 파이프 담배를 들고 나와 인사하는 셜록 홈즈를 보고 나서야 2% 부족하다고 느꼈던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극중에 망토를 입고 파이프를 들고 다니면 안 되는 거였을까? 망토와 파이프 담배가 없는 홈즈는 안경과 모자를 벗은 뽀로로와 마찬가지인데, 못내 아쉽다.  



안재욱, 송용진, 김준현이 괴짜 천재 탐정 셜록 홈즈 역을 맡아 3인 3색의 연기를 펼치고, 버밍엄 최고 경찰 클라이브 역 역시 이지훈, 산들, 켄 3인이 맡아 저마다 다른 개성으로 클라이브의 사연을 펼쳐 보인다. 영리하고 지혜로운 홈즈의 친구 엠마 왓슨 역은 이영미, 최우리, 여은이 맡았다.

공연장  광림아트센터 BBCH홀
공연기간  ~2020. 04. 19.까지
러닝타임  160분 (인터미션 포함)
문의  클립서비스 1577-3363

이지혜 리포터 angus7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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