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의 루키 잠실여고 이주연, 서한빛 교사

수업 완성도 높이는 블렌디드 수업은?

오미정 리포터 2021-04-22

  코로나19 역병 때문에 갑작스럽게 교육 현장에 도입된 온라인 수업. 2년차에 접어들면서 눈여겨볼 수업 모델들이 등장하고 있다. 교실 수업과 온라인 수업의 장점을 결합한 블렌디드 교육을 고민하며 현장에서 실천중인 잠실여고 이주연, 서한빛 교사를 만났다.
                                                             
▶온라인수업 접목한 ‘능동적 공부’ _이주연 과학교사



 잠실여고는 3월 개학 이후 모든 온라인수업이 실시간으로 안정적으로 진행중이다. 지난 1년 동안 노하우가 쌓이면서 교사들은 능숙하게 수업을 이끌어 간다.

 이처럼 잠실여고 교사들이 ‘디지털 수업’에 익숙해지도록 발빠르게 길잡이 역할을 한 사람이 이주연 과학 교사다.

 지난해 초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고 온라인수업이 갑작스럽게 도입되자 일선 학교마다 낯선 환경에 당황했다.

  이 때 이 교사는  IT기기 활용에 능숙한 동료교사들과 함께 줌 화상회의, 구글클래스 활용법 교육을 잠실여고 교사 대상으로 진행했다.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어떻게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과 소통하며 과제물에 대해 피드백을 해주는지 내 수업을 공개하며 시연했어요.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기기 활용법을 익히고 바로 수업에 적용하시더군요”라며 1년 전 상황을 들려준다.

 이 교사는 구글 플랫폼,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교사들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창구 역할을 자청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가능하도록 기술적인 부분을 지원하며 학교에 구글클래스를 안착시켰다.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 교사들의 팀워크가 어우러진 덕분에 잠실여고는 순발력있게 온라인 수업의 돌파구를 마련했고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품었던 ‘선생님의 꿈’을 이룬 8년차 이주연 교사. 가르치는 일을 평생하고 싶다는 그는 동료 교사들과의 스터디, 수업 연구에 적극적이다. ‘왜 하지? 어떻게 하지?’를 끊임없이 자문하며 방향성을 점검하며 답을 찾아나가는 중이다.

 Q. 학생 참여를 유도하는 교실+온라인이 결합한 블렌디드 수업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네요.

 A. 교실마다 와이파이 사용이 가능하고 국내외 논문검색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기기 지원도 됩니다. 즉 학교 디지털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진 셈입니다. ‘디지털 환경을 활용해서 어떻게 가르칠까?’를 고민하며 계속 시도하는 중입니다.
 학생이 뭘 모르는지 깨닫고 스스로 채워나가는 게 ‘진짜 공부’입니다. 중요 이론을 가르친 후 복습과 활용은 학생 스스로 해보도록 유도합니다. 또 수업시간에 주제를 제시한 후 스마트폰으로 논문과 각종 자료 검색해 학생들에게 ‘정보를 본인 지식’으로 만들어 나가는 훈련을 시킵니다.

 고교 현장에 교과선택제가 도입되어 진로선택과목을 맡으면서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졌어요. 진로과목으로 생명과학Ⅱ를 가르치고 있는데 성적 산출이 9등급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입니다. 즉 시험은 등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아는지 모르는 지를 평가합니다. 다양한 발표 수업을 통해 학생부 세부능력 특기사항에 개개인의 성취도를 글로 기록해 줄 수 있습니다. 점수 1,2점에 예민해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아이들도 심적 여유를 가지고 배움의 과정을 즐길 수 있습니다. 평소 구현하고 싶었던 수업을 계속 시도하는 중입니다.

Q. 온라인 수업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1:1 피드백이 가능합니다. 학생의 수준, 개인차를 세밀하게 알 수 있습니다. 올해 고2, 고3 약 160명을 가르치는데 학생들이 온라인에 업로드한 과제에 개별적으로 댓글을 달아줍니다. 필요한 경우 내용을 보강하도록 유도하지요.

Q.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라 학교 현장도, 수업도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요?

A. 자기관리능력입니다. 특히 집에서 듣는 온라인 수업은 ‘컴퓨터와 학생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시간에 맞춰 강의를 듣고 발표하며 자료를 찾아 과제를 완료한 후 업로드하기, 교사의 댓글 확인하기 등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합니다.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갈리는 건 탐구력과 독해력에서입니다. 이 같은 기본 역량은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지요. 교사로서 더 잘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을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수업 주체는 학생’ 블렌디드 수업 통해 방법 모색 _ 서한빛 수학교사



 ‘어떻게 수학을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을까?’ 

서한빛 교사가 집요하게 파고드는 화두다. 깊이 고민하며 여러 가지 시도를 하며 해답을 찾아나가는 중이다.

  “고교 시절 나 역시 수학을 썩 잘하지는 못했어요. 대학 입학 후 물리학에서 수학교육으로 전공을 바꾼 뒤 나만의 수학공부법을 터득했습니다. 그 때 깨우쳤던 ‘수학의 묘미’를 학생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습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수업 보조 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수학 콘텐츠를 학년별, 단원별로 만들고 있으며 지난해 온라인수업 시작 당시부터 100% 실시간 강의를 강행하며 나름의 노하우를 쌓았다. IT 기기 활용이 능한데다 영상 촬영, 편집은 혼자서 거뜬히 소화하며 3D프린터 DIY조립까지 할 수 있는 역량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서 교사의 수업은 서울시강동송파교육지원청 온라인수업나눔 사례집에도 실렸다.

Q. 수학을 가르치면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무엇인가요?

A. 대개의 수업은 교사가 수학 개념을 설명한 후 예제를 풀어주고 학생들에게는 연습문제를 풀어보게 합니다. 일부 학생들은 수업에 참여하는 대신 ‘시청’하고 심지어 수면에 빠지기도 합니다. ‘수업의 객체’가 되어버린 학생들을 어떻게 주체로 복귀시키느냐가 교사로서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수학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하소연 하는 학생들의 공통점은 스스로 사고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질문의 방식이 달라져야 합니다. ‘어떻게 풀어요?’가 아니라 ‘왜 이렇게 풀어야 하는 건가요?’로요. ‘왜?’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나가다 보면 수학에 자신감이 붙습니다.

Q. 온라인수업을 진행하며 어떤 가능성을 발견했나요?

A. 온라인 수업은 1:1 개별 피드백이 가능하며 수업 진행 과정이 온라인 상에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아카이빙이 됩니다. 교사 입장에서는 학생의 활동을 평가할 때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고 학생들은 수업 내용을 복기할 수 있는 자료가 됩니다.

 지난해 진로선택과목으로 기하를 온라인 수업으로 가르치며 유의미한 성과를 얻었습니다. 미리 개념을 알려주지 않고 학생들이 직접 구상해 보도록 수업을 설계했고 1:1로 피드백을 해주었습니다.

 추상적 수학 개념 이해를 어려워하면 3D프린팅 등 IT기술을 활용해 시각적으로 구체화해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모든 학생에게는 개인별 과정평가 통지서를 나눠줬습니다. 점수, 등수로 평가하는 게 아니라 학생이 참여한 수업, 제출한 과제에 대해 교사 입장에서 코멘트를 기록했습니다. (서 교사의 패드에는 지도하는 학생들 활동 내용이 개인별, 일자별로 모두 다 기록되어 있다. 이 같은 빅데이터를 종합해 학생별로 과정평가 통지서를 개인별로 작성했다.) 

 학생들로부터 “스스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어요”라는 피드백을 가장 많이 받았습니다. 무척 뿌듯했고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수업을 해야 할지 방향성을 찾았습니다.

Q. 교실 + 온라인 수업의 시너지를 어떻게 이어가고 싶은가요?

A. 온라인 수업의 장점과 효율성을 경험했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활용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어떻게 공존하며 미래 수업 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할지 과제입니다. 정부차원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예산 투자와 지원도 필요합니다. 아직까지는 수업에 필요한 태플릿을 교사 사비로 구매해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올해는 진로선택 과목이 아니라 고1, 고3 공통 수학 과목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교사의 재량으로 수업을 설계할 수 있는 진로선택과목이 아니라 지난해 방식대로 가르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수학적 지식을 스스로 재발명’할 수 있는 보조 학습 자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수업 자료는 공유할 생각입니다. 수학 수업의 완성도를 높여나가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내 방식대로 차근차근 해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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