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실에서 마주친 고3 학생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어요. 입시 상담을 받으러 진학 담당 교사를 찾은 얼굴에는 불안함, 초조감이 그득하더군요. 파리한 표정이 퍽 안스러웠습니다. 이날 만난 진학 교사 역시 시간 단위로 잡혀있는 학생 상담을 소화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더군요.
송파 강동 고교는 어떻게 고3 진학지도 할까?
9월8일부터 2026대입 수시원서 접수가 시작됩니다. 6장의 수시원서를 어떻게 써야 할지를 고심하며 고3 수험생도 진학 담당 교사도 뜨거운 여름방학을 보내는 중입니다.
‘가고 싶은 대학과 갈 수 있는 대학의 현실적인 갭’이 존재합니다. “학생의 현재 성적과 학생부 수준으로 갈 수 있는 그 이상의 대학에 합격시키는 게 A+ 진학 지도”라고 말하는 공교육 베테랑 진학교사는 말하더군요. 송파 강동 고교의 노련한 진학 담당 교사들의 고3을 위한 조언을 곱씹어 봤습니다.
당락을 결정짓는 ‘지원자 풀’ 예측하기
주요 대학별로 발표한 전형을 술술 꿰고 있어야 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주요 대학마다 앞다퉈 첨단학과를 신설합니다. 신설된 학과가 다른 전공 입결에 어떤 영향을 끼치며 지원 풀이 어떻게 될지를 시뮬레이션합니다. 교사 혼자서는 커버가 어렵기 때문에 팀을 꾸려 ‘진학 열공’과 토론을 벌입니다.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것은 ‘그 해, 그 대학, 그 학과 지원 풀’이 좌우합니다. 전년도 커트라인은 참고 자료일 뿐 맹신하면 곤란합니다.
“학과의 모집 정원에 변동이 있거나 학종과 교과 전형에 수능최저기준이나 면접이 추가된다면 또는 면접이 수능 전이나 후로 바뀐다면 ‘왜?’를 따져봐야 합니다. 지원자 풀이 전년과 달라지기 때문이죠. 올해 이 학과에는 특목 ˙ 자사고 학생들이 몰리겠구나! 혹은 일반고 학생들에게 기회 요인이 되겠구나! 감을 잡습니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파악하기 어려운 지점입니다. 대학 모집 전형의 변화가 합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현장 경험이 풍부한 교사들의 원포인트 조언을 귀담아 들어보세요.” 베테랑 진학 교사가 귀띔합니다.
수시 6개 대학은 어떻게 고를까요? 진학 부장교사가 상담 프로세스를 들려줍니다. “중요한 건 성적이죠. 과목별 내신성적과 모의고사 추이를 체크해요. 학생부 기록 내용을 확인하며 전공 맞춤형인지 계열 맞춤형인지 파악하면서 학생의 강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대학, 학과 리스트를 대략 10개 뽑습니다. 학종, 교과, 학교장 추천을 어떻게 배분할지 전략을 세웁니다. 대략 한 학생을 진학교사와 담임교사가 3~4차에 걸쳐 상담하며 6개 지원 대학을 추립니다. 고3 학생부 마지막 점검도 중요해요. 학생부는 8월31일까지 마감하므로 기간 내 보완할 내용을 함께 체크합니다.”
고교의 등급대별 합불 데이터 확인해야
입시는 데이터 싸움입니다. 특히 수시 학종은 성적이란 정량평가, 학생부와 면접이란 정성평가가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성적이 좋다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이때 학생과 학부모들이 꼭 챙겨야 할 중요한 데이터가 있어요. 진학지도에 열성적인 고교들 졸업생 합격 불합격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습니다. 사설 입시 컨설팅 업체에서도 얻을 수 없는 학생이 다니는 고교에서만 갖고있는 귀한 대외비 자료입니다.
“보통 3년 치 입결 자료를 분석합니다. 동일한 등급대의 졸업생 선배가 수시로 어느 대학, 학과를 어떤 전형으로 지원했고 그해의 경쟁률, 최종 합격 불합격 결과가 담겨있어요. 이 자료를 기준으로 합격 여부를 시뮬레이션합니다. 이와 별도로 고교가 대학 입학사정관들을 통해 얻는 정보도 입시 지도에 요긴하게 사용됩니다. 1학기 동안 고교는 대학별로 사정관들과 간담회를 열어요. 우리 학교 졸업생의 학생부와 성적표를 펴놓고 합격의 포인트 또는 떨어진 이유를 평가의 주체인 대학의 입장에서 설명을 듣습니다. 대학별로 모은 본교 학생에 대한 평가 정보는 고3 담임교사와 진학 상담 교사들끼리 공유하며 그해 입시 지도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됩니다.”
이처럼 지원 대학에 대한 정보가 디테일할수록 입시 전략을 짜는데 도움되겠죠. 수험생들이 이맘때 많이 찾는 곳이 입시 컨설팅 업체입니다. 교사들 역시 정보는 다다익선이라고 귀띔합니다.
수시 합격생들 중에도 입시 컨설팅 업체 상담 경험담을 들려줍니다. “컨설팅 업체와 학교가 각각 뽑은 대학 리스트를 비교 분석하며 지원할 6개 대학을 최종 확정했어요. 컨설팅 업체가 학교보다는 상향 수준의 대학 리스트를 뽑아주더군요. 최종 합격 결과가 제 경우는 고교에서 추천한 대학이 맞더군요.”
아무튼 최종 선택은 수험생의 몫이다.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 더 많은 정보, 더 많은 조언을 모아 6개 지원 대학을 결정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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