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이 높아지면서 안산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바다와 갯벌, 습지와 호수를 따라 이어지는 길은 저마다 다른 계절의 얼굴을 보여준다. 안산 9경 가운데 여러 곳이 대부도 일대에 몰려 있을 만큼 걷기 좋은 곳이 많다. 가을 산책에 나설 만한 안산의 대표 둘레길을 따라가 봤다.
구봉도 낙조 따라 걷는 대부해솔길
가장 먼저 꼽히는 곳은 대부도 ‘대부해솔길’이다. 대부도(大阜島)는 멀리서 보면 섬이라기보다 큰 언덕처럼 보인다는 데서 이름이 붙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1코스는 방아머리 일대에서 출발해 북망산, 구봉약수터, 개미허리 아치교, 낙조전망대, 구봉도 선돌, 종현어촌체험마을을 거쳐 돈지섬안길로 이어지는 길로, 약 11㎞에 4시간 안팎이 걸리는 것으로 안내돼 있다.
구봉도에는 개미허리 아치교가 놓여 있어 물때와 상관없이 섬 끝자락 낙조전망대까지 걸어 들어갈 수 있다. 낙조전망대까지는 바닷길과 산길 두 갈래가 있다. 바닷길은 평지 약 2㎞ 구간으로 20~30분, 산길은 40분가량 걸린다. 다만 바닷가 구간은 물때에 따라 통행 여건이 달라질 수 있어 방문 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구봉도는 봉우리가 아홉 개라는 뜻에서 이름이 붙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길목의 선돌인 할배·할매바위는 마을 사람들이 어장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여긴다고 한다. 해 질 무렵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서해 낙조는 대부도 걷기 여행의 대표 풍경으로 손꼽힌다.
대중교통은 4호선 오이도역이나 안산역에서 방아머리 방면 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노선과 배차 간격은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주말에는 방아머리와 탄도항 일대 교통량이 많아 오전 일찍 나서는 편이 여유롭다.
하루 두 번 열리는 탄도 바닷길…조력공원·염전도
대부도 남쪽 탄도항에서는 '바닷길'이 열린다. 탄도와 누에섬 사이에는 하루 두 번 썰물 때 수 시간가량 길이 열려 약 1㎞ 거리를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누에섬 전망대에서는 제부도 케이블카와 풍도, 육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통행 가능 시간
이 물때에 따라 달라지므로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탄도항 인근에는 안산어촌민속박물관도 자리하고 있다.
대부도로 들어서는 길목인 시화방조제 인근의 시화나래조력공원도 걷기 여정에서 빼놓을 수 없다. 높이 75m의 달전망대에서는 조력발전소와 시화호, 서해를 감상할 수 있다. 소금밭 풍경으로 알려진 동주염전 역시 안산 9경으로 꼽혀 함께 둘러볼 만하다.
도심 가까이 갈대숲과 호수길
도심 가까이에는 상록구 사동의 안산갈대습지가 있다. 시화방조제 완공 이후 악화된 시화호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조성된 인공습지로, 2005년 말 완공됐다. 가을이면 바람에 흔들리는 은빛 갈대밭이 산책객을 맞는다. 앞서 진행된 생태 조사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붉은발말똥게' 500여 개체가 확인되기도 했다. 휴장일과 출입 제한 사항은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 안산호수공원과 무궁화동산, 단원 김홍도의 자취를 따라 걷는 '김홍도길', 수암봉과 안산읍성 일대도 도심 속 산책 코스로 알려져 있다.
걷고 나서 '멍'…대부도서 '놀멍쉬멍' 대회
해안과 습지, 도심 호수까지 길마다 성격은 다르지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을수록 더 많이 보인다는 점은 같다. 길 위에서 만나는 낙조와 갯벌, 갈대밭은 계절이 깊어질수록 빛깔이 짙어진다. 마침 이런 '느림'과 '쉼'을 주제로 한 이색 행사가 대부도에서 열린다. 안산시는 오는 10월 17일 대부도 방아머리해변에서 낙조와 함께하는 '놀멍쉬멍' 멍때리기 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시행한 '2026년 소음대책지역 주민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돼 추진된다. 소음대책지역 주민과 관광객에게 휴식의 기회를 제공하고 대부도의 관광자원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일상의 속도를 늦추며 신체 감각을 깨우는 느린 달리기(슬로우 런) ▲음악과 미술을 결합한 느린 그림 그리기(슬로우 드로잉) ▲일몰 시간에 맞춰 진행하는 '뇌 휴식 멍때리기' 등이 운영된다. 친환경 나무놀이터, 얼굴 그림 그리기(페이스 페인팅), 명상 종(싱잉볼) 체험, 서로의 모습 그려주기 등 다채로운 체험행사도 마련된다.
특히 '일몰 멍때리기 대회'에는 사전 신청을 통해 선발된 70개 팀이 참가한다. 팀당 최대 3명까지 참여할 수 있으며, 참가자들은 바다를 바라보며 일정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한다. 심박수 측정 결과와 현장 시민 투표 점수(예술 점수)를 합산해 최종 우승자를 선정한다.
대회 참가 신청은 오는 10월 11일까지 멍때리기 대회 누리집을 통해 할 수 있다. 참가 대상자는 10월 12일 대회 누리집과 개별 연락을 통해 안내할 예정이다.
걷기 코스를 둘러본 뒤 행사장에서 쉼의 시간까지 더한다면, 올가을 안산에서의 하루는 한층 여유로워질 전망이다.
사진=안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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