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죽는 것과 맞먹는 맛!” 중국 송나라 시인 소동파가 복어를 두고 남긴 이 말은, 지금도 복어의 매력을 가장 극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회자된다. 위험과 효능이 공존하는 세계 4대 진미 중 하나인 복어는 오늘날에도 조리 자격을 갖춘 전문가만이 다룰 수 있는 특별한 식재료다. 복요리로 고객 100만 명 이상이 다녀갔다는 '수림복국'을 찾아가 봤다.
다양한 메뉴 개발로 복요리 대중화 추구
복어는 특유의 독성 탓에 복어조리기능사 자격증이 없으면 손질조차 할 수 없는 고위험 식재료다. ‘수림복국’은 서울 강남에서 유일하게 ‘복어조리기능장’이 직접 조리하는 식당이다. 식약처가 공인하는 복요리 전문자격 중 최상위에 속하는 ‘복어조리기능장’은 여러 고난이도의 실기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이러한 까다로운 자격을 갖춘 손선미 오너셰프는 “복요리는 미식가들만의 특권이 아닌, 누구나 일상에서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복집을 운영하던 가족의 영향을 받아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복요리에 관심을 가져온 손 셰프는 수십 년간 축적된 기술과 복요리 기능장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복요리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본점과 별관, 16년 노포의 묵직한 저력
16년째 현재의 자리에서 꾸준히 웨이팅 맛집으로 자리 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손 셰프는 한식 기반의 20여 가지 비법 양념, 매일 아침 육수와 반찬을 손수 준비하는 정성, 그리고 고객이 지불한 가격 이상의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가성비 등을 꼽는다. 본관 입구 앞에는 커다란 수족관이 있고, 안으로 들어서면 노포 감성의 분위기가 편안함을 안겨준다. 21개의 테이블과 70여 석의 아담한 공간은 주변 직장인들과 가족 단위 손님들로 바쁘게 돌아간다. 7년 전에는 본점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수림복국 별관’도 오픈했다. 이곳은 점심을 위한 공간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한다.
또한, ‘수림복국’은 단일 품목 중심의 메뉴 구성을 넘어 복요리의 확장성과 즐거움을 제안한다. 그중에서도 세트 메뉴인 ‘수림정식’에는 매콤달콤한 복불고기와 밀복지리로 구성된 ‘A/불고기정식(17,000원)’과 복불고기와 부드러운 식감의 까치복지리가 나오는 ‘B/까치복불고기정식(22,000원)’이 인기 만점. A와 B는 점심·저녁 동일한 가격으로 제공돼 더욱 매력적이다.
고집스러운 손맛, 단품부터 풀코스까지
코스요리인 ‘까치복코스(1인/5만원)’를 주문했다. 정갈한 기본 반찬과 함께 담백하고 신선한 ‘복이리스프’가 먼저 나온다. 이어 상큼한 ‘복껍질샐러드’, 복어살과 각종 버섯을 불향을 입혀 특제양념으로 볶아낸 ‘까치복불고기’, 까치복을 한 마리씩 통으로 튀겨낸 겉바속촉의 ‘복가라아게’, 환상적인 감칠맛의 ‘간장대하’, 깊고 개운한 국물의 ‘生까치복지리’가 차례로 등장한다.
저마다 특유의 맛을 자랑하는 복요리를 하나씩 음미하며 먹고 있노라니 조리기능장의 노련한 손맛이 전해지면서 행복감이 밀려온다. 복어를 매일 먹을 수는 없지만 정말 속이 허하거나 기운이 떨어지는 날, 그 한 끼를 제대로 챙기고 싶을 때 ‘수림복국’을 방문해 보자. 예약은 당일과 단체모임은 매장으로, 당일 이후는 네이버 예약을 이용하면 된다.
위치: 강남구 테헤란로77길 11-13 1층
영업시간: 평일 11:00~21:00 / 브레이크타임 15:00~17:00 / 토·일·공휴일 휴무
주차: 가능
문의: 0507-1318-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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