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고등학교(학교장 유제숙)의 독서 활동과 인문계열 면접을 책임지고 있는 허성범 연구기획부장 교사. 그는 학생들 사이 ‘중국에 공자 맹자가 있다면 우리 한영고엔 허자가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영고 학생들의 큰 신뢰를 얻고 있는 교사로 한양대에서 철학을 강의하는 교수(겸임)이기도 하다.
허 교사가 말하는 독서의 중요성과 한영고의 독서교육 활동을 소개한다.
학생부와 학업, 면접까지 아우르는 독서
2028학년도 대입에서 면접은 내신(5등급제)과 수능(공통 과목)의 한계를 보완하고,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살려 학생의 융합적 사고와 전공 적합성을 평가하는 핵심 전형 요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독서는 이러한 면접 대비의 기초가 되는 동시에 독서로 향상된 문해력, 사고력, 표현력 등은 제시문 기반 면접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힘이 되고 있다.
한영고의 독서교육은 한영의 교육 방향과 맞물려 이미 수년간 탄탄히 진행되고 있다.
허 교사는 “한영의 모든 수업과 활동은 독서를 기반으로 하며 구조화된 다양한 독서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학업 성적 향상은 물론 학생부까지 탄탄하게 채워가게 된다”라며 “학생들의 흥미 유발과 다양한 주제 선정을 위해 많은 교사가 독서프로그램 기획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어져 학업과 사고력·창의성 향상이란 눈에 띄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독서에서 기쁨 찾자, 독서 플레저
한영고의 독서 활동은 ‘독서 플레저(pleasure)’라는 토대 위에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먼저 ‘아침 책 산책’ 방송이 있다. 매일 아침 진행되는 아침 독서 시간(15분)을 활용해 매주 월요일 진행되는 프로젝트로 학기 초 주어진 주제에 맞는 책을 선정해 직접 내용을 작성하고 방송까지 진행하는 것.
허 교사는 “학생과 교사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데 정말 많은 학생이 신청해 선생님들은 신청을 만류할 정도”라며 “올해는 이미 두 분의 선생님이 참여하셨는데, 앞으로는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많이 부여할 예정”이라 말했다.
“‘독서 원데이’ 프로그램은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이 직접 참여하시는 프로그램인데요. 학기 초 한 해의 독서 주제로 선정된 책 4권을 선정해, 1학년은 교장 선생님이 2학년은 교감선생님이 각 반 수업에 들어가 책을 선물하며 독서 방향과 교내 활동과의 연계 등을 설명해 주시는 프로그램입니다.”
올해 주제는 ‘하이브리드’로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공생자 행성(린 마굴리스)’ ‘AI 리터러시(김용성)’ ‘이상 전 시집 건축무한 육면각체(이상)’ 등 4권이 선정됐으며 이 중 2권은 한영고의 대표 독서 토의 프로그램인 ‘이래그래 독서토의’로 그 활동 폭을 넓히게 된다. 지난해에는 거의 30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참여해 학교 대강당에서 독서 토의를 펼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세다 토론식으로 진행되는 ‘생각수북(授BOOK) 토론’과 학생들의 지적 향상 의미가 담긴 ‘지혜의 계단’(독서·토론을 위한 열린 도서관)도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 독서 습관과 자기주도학습을 함께 키워가고 있다.
부모가 자녀에게 권하고 싶은 책과 편지를 학교에서 전달해주는 ‘독서를 부탁해’ 프로그램도 진행되어 학생들에겐 큰 추억이 되고 있다.
ChatGPT, 이젠 질문이 중요한 시대
정해진 정답 찾기에 익숙한 학생들. AI시대 변화에 주체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능력을 키우는 ‘콰렌스 콜로키움’ 프로그램은 허 교사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허 교사는 “이젠 단순한 지식 축적을 넘어 ‘질문을 던지는 능력’과 ‘문제 발견 능력’이 중요한 시대”라며 “콰렌스 콜로키움은 우리 삶이 어떻게 사회와 인류, 세계와 관련을 맺으며 이뤄지는가에 대한 성찰적 탐구를 바탕으로 주체적인 대처 능력 향상에 초점이 맞춰진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콰렌스 콜로키움은 ‘물음 제안-프레젠데이션-연계 방과후 프로그램-해법 제안하기-전문가의 제안’으로 진행되는데 지난해에는 ‘문학은 왜 존재하는가?’ ‘생물학적으로 완벽한 인간은 누구인가?’ ‘AI에게 윤리적 판단을 구해도 좋은가?’ ‘포스트 캐피탈리즘의 모습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해법 공유 시간을 가졌다.
허 교사는 “한영고의 모든 독서 활동은 자기주도성에 포커스가 맞춰 있는데 독서는 물론 학업, 대입, 그리고 삶 전체에 있어서 ‘주인공은 바로 나’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라며 “독서의 즐거움을 스스로 찾아갈 때 더욱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