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은 2학년 때 배울 선택과목을 확정지어야 한다. 고교학점제 첫 케이스로 2028대입은 변화의 폭이 크기 때문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선택과목은 개인별 입시 전략이란 큰 그림 속에서 고민해야 한다.
1학기 성적표를 받아든 고1은 고민이 깊다.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내신이 9등급에서 5등급제로 바뀌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등급에 민감하다. 상대평가로 내신이 산출되기 때문에 과목을 신청한 학생 숫자가 많을수록 등급 관리가 유리하다. 하지만 등급 관리가 쉬운 과목만 고를 수는 없다. 대학마다 과목 이수 현황을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요 대학들은 수시뿐만 아니라 정시에서도 학생부를 반영하기로 했다. 핵심은 전공과 연계한 선택과목 이수 여부다.
고1의 입시 방향성 ‘학생부 관리, 수능최저기준 충족, 면접역량 강화’
“2028대입은 수시와 정시가 통합 움직임을 보입니다. 상위권 대학들은 수시 교과전형과 정시에서도 학생부를 반영합니다. 게다가 수시 학종에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도입하는 대학이 늘고 면접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즉 고1은 ‘학생부 관리, 수능최저기준 충족, 면접역량 강화’란 3가지 방향성이 필요합니다. 재학생들에게 유리한 전형은 학종입니다. 이는 15개 주요 대학 합격자 현황이 입증합니다. 학종에서는 합격생 중 재학생 비율이 약 75%입니다. 반면에 정시는 재수생 비율이 약 75%입니다. 5등급제로 바뀌면서 ‘인서울 = 1등급’을 맹신하고 있지만 고1은 이수해야 하는 과목 숫자가 늘어 전 과목 1등급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학기제로 바뀌면서 전체 과목수가 늘어났기 때문에 실제로 올 1등급은 기대만큼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9등급제에서 인서울 학종 지원 가능한 내신성적이 일반고는 3.5, 자시고는 4.6등급 선입니다. 5등급제로 변환하면 일반고는 2.3등급, 자사고는 3.2등급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2학년으로 올라가면 선택과목을 배우게 되므로 내신의 역전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윤희태 영동일고 진로진학부장교사는 설명한다. 그는 서울 중등지학지도 연구회 연구위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입학사정관 기본교육과정 연구 강사, 상담교사이며 서울대, 경희대 등 다수 대학의 전형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중요해진 ‘물리’
인문계열 전공을 희망하는 고1은 연계된 사회 과목들과 국영수를 이수하면 된다. 문제는 자연계열이다.
학생 입장에서는 내신 5등급제이지만 수강 과목이 늘어나 자연계열 최상위권은 내신 관리가 만만치 않다. 가령 ‘역학과 에너지’, ‘전자기와 양자’는 예전의 물리Ⅱ고 ‘물질과 에너지’, ‘화학반응의 세계’는 화학Ⅱ며 ‘세포와 물질대사’, ‘생물의 유전’은 생명과학Ⅱ 내용이다. 즉 과학의 경우 등급이 나오는 과목이 예전에 비해 약 5과목 이상 늘어났기 때문에 학업 부담이 크다.
반면에 평가자인 대학은 내신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뀌고 수능에서 수학, 과학 범위가 줄어들어 학생 역량 평가가 쉽지 않으므로 고교 과정에서 수학, 과학 이수 현황과 학생부 기록을 주의 깊게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결론적으로 자연계열을 희망하는 학생은 물리, 화학, 생명과학Ⅱ까지 이수하는 것이 입시에서 유리하다.
“화학과, 생명과학만 이수하면 대입에서 선택지가 줄어들기 때문에 물리 선택을 권장합니다. 의대, 약대를 준비하는 최상위권이라면 물리Ⅱ까지 수강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영동일고 의학계열 합격생들은 물리Ⅱ까지 이수한 학생들입니다. 만약에 학교에 필요한 과목이 개설돼 있지 않다면 서울시교육청의 공동교육과정을 활용하면 됩니다. 단 공동교육과정은 등급 산출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학생부 기록에 탐구 역량이 잘 나타나야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대학의 평가 항목 중 진로역량은 교과탐구역량으로 넘어가는 추세입니다. 즉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 중 호기심을 갖는 분야는 교과서 밖의 내용까지 더 찾아서 탐구하는 ‘덕후’ 성향의 학생을 대학은 눈여겨 봅니다.” 윤 교사의 조언이다.
대학 권장 이수 과목에 주목하기
서울대, 동국대, 고려대, 경희대 등 대학들이 제시한 권장 이수 과목을 주의 깊게 본 후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대학이 지정한 권장과목 이수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내신등급 관리가 어렵다고 무조건 피하지 말라고 설득합니다. 인문계열도 전공에 따라 과학 이수가 필요합니다. 심리학과를 지망한다면 생명과학을 지리학과는 지구과학을 듣는 게 좋습니다." 성은영 광문고 진학지도부장교사는 강조한다.
수능으로 대학가는 ‘정시 파이터’를 선택한 고1도 바뀐 입시에 맞춰 교육과정 선택을 고민하고 최소한의 내신과 학생부를 관리해야 한다. 수능 만점을 받아도 서울대 선택 과목 이수를 충족하지 못해 불합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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