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 에세이] 교사의 길, 멈추지 않는 따뜻한 발걸음

박경숙 리포터 2025-04-27

좋은 사람을 만나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글로 엮어내는 일. 저는 송파강동 내일신문 리포터로 10여 년간 여러 고등학교 선생님을 만나왔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학교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선생님들은 얼마나 다양한 모습으로 성장했을까요?

 신입 리포터 시절 만났던 새내기 교사들은 어느새 **부장이 되었고, 당시 **부장이던 선생님들은 교감, 교장을 거쳐 은퇴하신 분들도 있습니다. 처음 만났던 신입 선생님들이 차츰 진로 전문가, 입시 지도 선생님, 학생들과 소통하는 멋진 교사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늘 뿌듯했습니다.

 특히. 대입을 앞둔 고3 학생들과 함께하는 연륜 깊은 선생님들은 늘 학생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었습니다. 학생들의 이른 등교부터 시작해 꼼꼼한 학교생활 지도, 입시 부담으로 불안한 아이들의 멘탈 관리, 성공적인 입시 전략 고민까지 온종일 학생들을 위해 힘썼습니다.


# 학생을 위한 새벽 출근, 그 끝없는 헌신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 A 선생님은 매일 아침 6시 40분에 학교로 출근했습니다. 7시부터 고3 학생들의 자율학습을 도맡아 지도하며, 잠 덜 깬 얼굴로 교실에 들어서는 학생들의 머리를 쓰다듬고, 어깨를 다독이며 ‘넌 잘될 거야’라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7년간 B고교에서 이어온 아침 자율학습 지도 덕분에 학생들의 입시 결과는 점점 좋아졌고, 졸업 후에도 감사 인사를 전하는 학생과 학부모들도 많았습니다.

 이후 다른 학교로 옮긴 A 선생님은 “체력도 떨어지고, 은퇴가 다가오니 이제 아침 자율학습 지도는 하지 않겠다”고 단언했습니다. 저도 그만 쉬시라고 전하며, 선생님을 응원했습니다.

 그러나 1년 후, B고교 취재 중 우연히 만난 A 선생님. 반가운 마음에 "아침 자율학습 지도 이제 안 하시죠?"라고 묻자, 그는 웃으며 답했습니다.

 "허허, 제 버릇 어디 남에게 주겠습니까? 애들이 눈에 밟혀 또 새벽 출근 중입니다."

 그해 C고교의 입시 결과도 좋아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 교육 현장의 변화를 넘어서, 묵묵히 걸어온 길

 “39년의 교직 생활 동안 학교 밖에서 만난 사람 중 리포터님이 가장 가깝습니다. 긴 교직 생활 내내 휴식도 특별히 없이 학교생활에만 전념해 왔습니다. 이제 정년퇴임을 맞아 ‘제2의 인생을 어떻게 꾸릴까?’ 설레는 마음입니다.”

 올해 2월 정년 퇴임한 C 선생님은 ‘교사는 교단에 있어야 한다’는 신념을 지켜온 분입니다. 교직 생활 대부분을 담임으로 학생들의 개인사를 세심히 살피며, 늘 함께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애쓰셨습니다.

 또한, 다년간 고3 부장을 맡아 입시제도 변화에 맞춰 진로와 진학지도를 이어왔으며, 젊은 교사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뒤에서 지원하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물론 학생들의 입시 결과도 좋았습니다.

 최근 고교 현장에서 선생님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 퇴직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모습을 따라가기 어려운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힙니다. 학부모 세대와 연륜 있는 교사 간의 세대 차이, 학생들과 교사 간의 가치관 및 생활 문화 차이로 인해 교육 현장을 일찍 떠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C 선생님은 학생들의 개별적인 특성을 인정하며, ‘학생들과 함께 가고, 그들의 요구를 잘 읽는 것이 교사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점을 직접 실천하셨습니다. 묵묵히 한 길을 꿋꿋하게 걸어온 C 선생님께 ‘인생 2막이 더욱 즐겁기를 바랍니다’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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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숙 리포터 kitayama4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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