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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행자를 위한 DDP 안내 개관 3주 만에 1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주목받고 있는 DDP. 리포터도 지난 15일 서둘러 관람 대열에 합류했다. 매스컴을 통해서 듣고 보던 정체불명의 우주선 DDP를 직접 가서 둘러보니,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낯선 비행체를 둘러보는 재미…. 다가오는 연휴에는 아이들과 함께 불시착한 DDP 우주선에 탑승해보는 건 어떨까. 김지영 리포터 happykykh@hanmail.net 곡선으로 이루어진 3차원 비정형 건축물 옛 동대문운동장에 들어선 DDP(이하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뭐라고 한 마디로 함축해서 말하기가 쉽지 않은 공간이다. 특히 여성 건축가로서는 최초로 프리츠커 상을 수상한 자하 하디드(Zaha Hadid)가 설계한 DDP는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비정형 건축물이다. 특히 정방형 네모난 건물에 익숙한 한국인의 눈에 DDP는 기이하고 낯설 수밖에 없다. 익숙하지 않은 생경함이 주는 건물의 외형 때문에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등 참 말도 많았다. 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DDP는 유구한 역사의 명맥을 잇고 있는 이 땅에 착륙한 미래를 향한 거대한 우주선 같다’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이도 많다. 리포터가 체험한 DDP 공간은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하고 실험적인 공간이란 점에 주목하고 싶다. 알루미늄 패널 4만 5,133장을 붙여 만든 어느 행성에 온 우주선과 흡사한 외관 자체가 신비로움 그 자체다. 자하 하디드는 이른 새벽부터 밤이 저물 때까지 쉴 새 없이 변화하는 동대문의 역동성에 주목해 곡선과 곡면, 사선과 사면으로 이루어진 특유의 건축언어로 자연물과 인공물이 이음새 없이 이어지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하디드의 말처럼 직접 본 DDP 건물은 곡선의 예술이다. 어디를 봐도 직각은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철저하게 디자인에 집중한 이곳에서 잠시 미로 게임하듯 우주선을 탐험해 보는 재미만으로도 이곳은 충분한 휴식처로, 창조의 공간으로 찾아가 볼만하다. DDP 설계자 ‘자아 하디드’의 전시도 볼만~총사업비 4,84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입되고 대지면적 62,692평방미터, 연면적 86,574평방미터,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의 DDP는 크게 5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알림터?배움터?살림터?디자인장터?동대문역사문화공원이 바로 그것. 알림터는 새로운 생각, 신제품, 새로운 퍼포먼스를 발표하는 공간이다. 특히 기둥 하나 없는 백색의 넓고 높은 조형적 공간은 창조의 세계를 여는 드라마틱한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 알림터 1관의 천장은 최고 20미터로 DDP에서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하다. 얼마 전 종영한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가 와이어 액션 연기를 펼쳤던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선 앞으로 런칭쇼, 패션쇼, 시사회, 영화, 극 제작발표회 등 다양한 런칭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알림터 지하 2층 국제회의장에서는 현재 ‘자하 하디드 360도’전이 열리고 있다. 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의 작품세계를 알고 싶은 이들이라면 꼭 봐야하는 전시이다. 작품의 수는 많지 않지만 건축 모형에서부터 샹들리에, 가구, 슈즈, 주얼리 등 자하의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디자인 놀이터, 아이들에게 인기 예감533미터의 디자인 둘레길이 감싸고 있는 배움터는 DDP의 중심에 위치한다. 배움터 안에는 디자인 전시관, 디자인 박물관, 디자인 놀이터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 지하 2층의 디자인전시관에서는 ‘스포츠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 ‘승리를 위한 디자인’ ‘스포츠맨을 디자인하다’등 총 3부로 구성된 이 전시에선 유명 디자이너들이 스포츠맨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눈여겨 볼만하다. 황선홍 축구화, 이상화 아트 북, 엄홍길 로봇발, 박태환 3D 애니메이션 등 디자이너의 다양한 상상력을 엿보는 재미가 있다.배움터 2층 디자인 박물관에서는 간송문화전이 열리고 있다. 국보 제70호인 ‘훈민정음 해례본’, 신윤복의 ‘혜원전신첩(국보 제135호)’ 등 국보 8점, 보물 3점 포함 총 91점의 도자기류와 서화류 등이 전시중이다. 디자인 둘레길을 통해 잔디언덕을 지나 도착한 곳은 마치 고래 뱃속에 온 듯 유기적 형태의 아름다운 공간으로 연출한 배움터 4층의 디자인놀이터. 디자인을 매개로 융합교육을 하는 이곳은 입장권을 따로 구입해야 입장이 가능하고 어린이들만 출입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DDP에는 볼거리가 많다. 그 중에서도 초행자가 관람할 때 눈여겨 볼만한 관람 포인트가 될 만한 장소를 간단하게 정리해 봤다. DDP에 가면 꼭 봐야 할 곳 1. 조형계단이곳은 배움터 지하 2층에서 4층까지 연결된 유선형 계단이다. 각층마다 다른 형태의 유려한 곡선미가 압권이다. 지금의 나선형 구조를 구현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는데 건축기술자들도 ‘미친 계단’이라고 부를 정도로 고난도의 혹독한 작업으로 비정형 구조의 조형 계단을 만들어냈다. 특히 꼭대기 층 복도에서 계단 아래를 내려다보는 게 관람 포인트. 뱀의 꼬리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미로 계단을 훔쳐보노라면 공간 미학과 더불어 아찔한 스릴이 느껴진다. 2. 디자인 둘레길DDP의 상징적 장소로 지하 2층에서 4층까지 총 533미터로 완만한 경사로 이어지는 길이다. 물의 흐름을 연출한 길은 비움의 공간이다. 천장에는 레일을 설치해 미디어아트와 빔 프로젝터를 이용한 전시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3. 미래로만남의 광장이 될 DDP 1층 진입로의 미래로. 미래로 위는 자유분방하고 물결치듯 이어지는 곡선과 더불어 기둥이 보이지 않는 실내를 구현하기 위해 메가 트러스와 스페이스 프레임이 적용됐다. DDP를 대표하는 랜드 마크로 DDP 외관의 상징적 장소이다. 4. 잔디언덕둘레길을 돌아 나오며 연결된 DDP의 1층 같은 4층에 2014-04-28
- 팜므파탈의 치명적 매력을 만나다 한국오페라단의 ‘살로메’가 제5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의 개막공연으로 예술의전당무대에 오른다. 한국오페라단은 슈트라우스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여 그의 대표 오페라 ‘살로메’를 선택했다. 이 작품은 뛰어난 음악적 기교와 아름다움을 지녔지만, 선정성과 충격적인 비주얼로 인해 국내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들었다. 1993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개관기념 공연으로 정명훈이 이끄는 프랑스 바스티유 오페라단 내한공연 이후 21년 만이다. 여주인공 살로메가 요한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외모에 반해 그의 목을 얻기 위해 헤롯왕을 유혹하며 부르는 ‘일곱 개 베일의 춤’, 잘린 요한의 목에 입 맞추며 부르는 ‘아, 나는 당신 입술에 키스했어’ 등은 인간의 욕망이 가진 광기를 잘 표현한 아리아로 유명하다.마우리지오 디 마띠아가 연출을 맡아 절제미와 장엄함 그리고 세련됨을 동시에 표현한 무대장치를 선보인다. 그는 원작의 시대적 배경을 초월하여 욕심으로 모든 것이 파괴된 2114년 미래 도시를 배경으로 삼았다. 도덕이나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살로메의 왜곡된 사랑의 욕망, 그리고 자기 파멸과 죽음 등의 굵직한 소재들을 통해 우리 안에 잠재된 욕망과 양면성이 강렬하게 표현될 것이다.공연일시 5월 2일 오후7시30분/3일 오후5시/4일 오후3시공연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관람료 R석20만원/S석15만원/A석10만원/B석5만원 /C석3만원/D석1만원/페스티벌석5만원공연문의 02-587-1950~1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4-04-28
- 사진으로 만나는 유목민족의 전통 마상경기 갑오년 청마의 해를 맞아 중국 유목민족들(위그르족, 카자크족, 몽골족, 후이족)의 독특한 전통문화가 소개된다. 중국 신장 위그루자치구 위리현 나포인촌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콕파르 타르투’(중국명: 띠아오양 비싸이)는 농사를 짓거나 유목생활을 하면서 명절이나 경축행사가 있을 때 실시해오던 소수 유목민족들의 전통 마상경기다. 우리나라엔 잘 소개되지 않았던 터라 다소 생소하지만, 거칠고 과격한 남성적인 양 빼앗기 경기 장면들은 ‘청마의 해’만큼이나 역동적인 순간, 느낌을 전달한다. 한국카메라박물관 김종세 관장의 카메라에 담긴 힘차게 달리는 말과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역동적인 사진 43점이 선보인다. 사진전과 더불어 세계 중대형 일안 반사식카메라 특별전도 만날 수 있다. 전시일정 5월1일(목)~6월30일(월) 오전10시~오후6시전시장소 한국카메라박물관 제3전시실관람료 성인 5천원, 청소년 4천원, 어린이 3천원문의 02-502-4123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함께 보면 좋은 전시1. 라이카 모방카메라 특별전1층 특별전시실에선 라이카 모방카메라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세계의 명기인 라이카 카메라 모방의 절정기는 1930~1950년대, 모방한 모델은 약300여 종이 넘게 파악되고 있다. 이번 특별전에선 세계에서 생산한 250여 점이 전시 중이다. 함께 보면 좋은 전시2. 세계목제(木製)카메라 특별전2층 상설전시실에서 열리는 세계목제카메라 특별전에선 최초 카메라부터 상업용으로 사용한 사진관용카메라와 순수목재로 만든 카메라를 위주로 한 15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진기한 물건을 볼 수 있음과 동시에 세계의 목제카메라 공예품을 볼 수 있는 기회다. ※한국카메라박물관은?한국카메라박물관은 2002년 문화관광부 제257호로 등록된 1종 전문박물관으로, 3천500여점이 넘는 카메라와 6천여 점의 각종 렌즈, 초기 환등기, 사진인화기, 각종 액세서리 등을 포함해 무려 1만5000여점이 넘는 유물들을 소장하고 있다. 카메라의 원조인 ‘카메라 옵스큐라’, ‘카메라 루시다’부터 1839년 카메라와 은판 사진술이 세계 최초로 발명된 시기의 유물들, 그리고 현대카메라에 이르기까지 여러 명기들을 만날 수 있다. 과천시 서울대공원과 인접해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4-04-28
- 기차로 떠난 정선 가끔은 운전이 귀찮고 자동차가 짐스러울 때가 있다. 그래도 대중교통이 별로 없는 벽지에서는 멀지 않은 거리를 움직일 때도 꼭 필요한 것이 자동차라서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되곤 한다. 이봄에 이웃사촌으로 시작된 12년 지기 친구들과 기차를 타고 정선으로 향했다. 자동차를 버리고 가끔 정선행 기차를 탈 수 있는 건 멤버 중 귀농을 준비하며 1년 전 정선에 아지트를 마련한 친구 덕분이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 농촌의 정서를 잘 모르는 리포터로서는 힐링 캠프가 따로 없다.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두 시간 반 남짓 태백선 완행열차에 몸을 싣고한일월드컵으로 온 나라가 축제분위기로 들썩였던 2002년, 우리는 하나의 잊지 못할 인연을 맺었다. 그 이전부터 동기동창, 학교 선후배, 아파트 이웃, 같은 반 학부모 등으로 서로 얽히고설킨 다섯 가족 열 명이 공교롭게도 종교까지 같았다. 아이들까지 합세해 성당 앞마당에 모여 함께 응원하며 축제를 즐기면서 더욱 친해졌다. 누구 하나 모난 사람 없고 이후로도 지속적인 모임으로 어울리다보니 우리는 어느새 희로애락을 같이하는 또 하나의 가족이 되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함께 여행도 했지만, 이제 모임의 아이들도 제법 커서 아홉 명 중 여섯 명이 어느새 대학생이다. 부모의 세심한 손길에서도 벗어났고 어느덧 부모보다 친구들과 어울릴 나이가 된 것이다. ‘어른은 어른끼리 즐기자’ 해서 4월 중순 봄꽃이 한창일 때 우리는 청량리발 정선행(예미) 무궁화호 열차에 몸을 실었다. 예전 같으면 삼삼오오 마주보고 앉아 수다를 떨며 도착지까지 향했지만 이번에는 따로따로 앉아 고독을 즐겨보기로 했다. 서울에서 점점 벗어날수록 차창 밖은 하얀 벚꽃, 붉은 진달래, 노란 개나리 등으로 물들어 있었다.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산의 봄 풍경을 바라보며 두 시간 반 남짓 달렸을까. 이름도 예쁜 목적지 예미역에는 아직까지는 농부수업 중인 우리 모임의 큰 형님이 차를 끌고나와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었다. 웃다가 울다가 밤새우며 이야기꽃 피운 아지트예미역에서 차로 10분 정도 지나 도착한 정선 신동읍에 있는 친구의 제2주택이자 우리의 아지트는 지난겨울의 다소 쓸쓸했던 모습과는 달리 화사했다. 집을 지은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아기자기하고 아늑한 느낌은 아직 덜했지만 앞뜰에는 매화꽃이 활짝 웃으며 늦게 시작된 산골의 봄소식을 전했다.마당 바위틈에 돋은 돌나물을 뜯어 무치고 숯불바비큐도 피워 저녁을 준비하며 떠는 수다는 우리를 동심으로 이끈다. 야외에 차린 저녁상에서 이른 저녁부터 밤까지 웃고 울고 떠드는 동안 하늘의 달과 별도 함께 웃어주었다. 밤의 쌀쌀한 기운을 피해 집 옆에 꾸며놓은 화실로 자리를 옮겨 밤새 이야기꽃을 피웠다.다섯 가족이 함께한 12년 세월에 묻어나는 공감대와 우정의 깊이는 서로에게 든든한 위로가 되고 각자의 삶 속에서 알게 모르게 생겨난 상처를 보듬어주었다. 크게 틀어놓은 음악을 저 멀리 있는 이웃 농가는 아는지 모르는지 깊게 잠들어 있다. 도시에서는 감히 해볼 수 없는 유쾌한 일탈이다. 동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오토캠핑장 전망대다음날 아침 따뜻한 봄 햇살 때문인지 우리는 생각보다 일찍 잠에서 깼다. 산골의 봄날 아침은 신선한 공기가 폐부 깊숙이 스며들고 여기저기서 생명이 움트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계속 사는 것이야 어쩐지 겁나는 일이지만 우리 모두 언젠가는 자연으로 돌아갈 몸인데 미리 친숙해지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우리가 향한 곳은 동강전망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 캠핑장이라고 해서 산 초입에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가파르고 굴곡진 길을 제법 거슬러 올라 해발 800m 정상에 널찍한 캠핑장이 펼쳐졌다. 굳이 그리 높은 곳까지 길을 내 캠핑장을 만든 것이 어쩐지 좀 씁쓸했지만 정면에는 백운산, 아래로는 동강이 만들어낸 사행천(蛇行川)이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안개가 끼어 시원한 시야를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굽이굽이 흐르는 동강의 풍광은 볼만했다. 녹음이 우거지면 장관을 이룰 것이어서 여름에 다시 한 번 꼭 들러 하늘과 맞닿은 캠핑을 경험하고 싶어졌다. 동강의 시작, 물이 아름다운 마을 ‘가수리’점심을 먹고 찾아간 곳은 물이 아름다운 마을 ‘가수리’. 이곳까지 동강을 따라 낮게 이어진 편도 1차선 도로는 바위가 띄엄띄엄 튀어나온 절벽에 가까운 산과 인접해 있어 아슬아슬 했다. 도로에는 지난해 물에 잠겼던 흔적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오대산에서 발원하는 오대천과 정선군 북부를 흐르는 조양강이 합류해 흐르는 동강의 시작이 바로 이 마을이라고 한다. 마을 초입 아담한 초등학교 옆에 웅장하게 서 있는 느티나무가 멀리서도 눈에 띈다. 마을의 수호목이란다. 물살이 거셀 때나 잔잔할 때나 수백 년간 한 자리에서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보며 마을을 지켰을 느티나무가 왠지 든든해보였다. 우리는 그 아래 놓인 평상에 앉아 잠시 쉬면서 나무의 정기를 온몸으로 느껴봤다. 석회암 절벽, 강물, 백사장이 어우러진 ‘제장마을’한없이 쉬고 싶었던 가수리를 나와 ‘제장마을’로 향했다. 온난화로 인한 기온상승으로 사과 농사가 정선까지 올라왔는지 제장마을로 들어서는 초입은 여기저기 하얀 사과 꽃을 피운 사과밭이 눈에 띄었다. 제장마을은 동강의 물줄기가 굽이쳐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한때 개발 탓에 수몰 위기에 놓였다가 다행히 그대로 보존되고 있으니 이곳 주민들의 속사정이야 엇갈릴지 몰라도 가끔 들르는 여행객 입장에서는 얼마나 다행인가. 인류가 이 땅에 발을 내딛기 오래전부터 융기되어 형성된 석회암 절벽이 장엄하게 펼쳐지고, 그 아래 강물은 유유히 흘러 세월의 깊이를 더했다. 한적하고 고요한 백사장에는 주말인데도 인적이 거의 없었다. 상쾌한 바람이 부는 백사장에 앉아 긴 시간 속 한 점의 발자취를 남기며 우리의 추억과 우정도 깊어만 갔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4-04-28
-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자원봉사자 모집 (사)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오는 6월27일~7월14일까지 열리는 제8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을 이끌어갈 자원봉사자 ‘딤프지기’를 모집하고 있다. 자원봉사자 모집분야는 기획홍보 마케팅 운영회계 의전을 담당하는 사무국과 홍보팀, 공연장 지원, 부대행사 지원, 통역 등이며 총 120명을 선발한다.자원봉사자의 활동기간은 6월 27일~7월 14일까지이고 딤프지기 단장 및 사무국 의전 홍보단 통역 등의 봉사자는 오는 6월 2일부터 조기 활동에 들어간다. 활동지역은 대구 지역 주요 공연장 및 동성로 딤프린지, 부대프로그램 행사장, 사무국 등이다.모집대상은 주말 및 평일 저녁 근무가 가능한 만 19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과 국내 거주 외국인으로, 모집기간은 오는 4월 30일까지. 지원서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한 뒤 이메일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전득렬 팀장 papercup@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4-04-28
- 용추골미궁순대 시흥 죽율점 오픈 순대요리 전문점 ‘용추골미궁순대 시흥 죽율점’이 시흥시 죽율동 41-3번지에 오픈했다.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에 본점을 둔 용추골미궁순대는 깔끔하고 담백한 맛으로 유명한 곳으로, 전국 곳곳에 분점을 두고 있다. 특히 죽율점은 도심에서 비껴난 외곽에 단독 건물로 입점해 있어 교외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는 사골로 우려내 잡냄새 없이 담백하고 구수한 순대국부터 여성들에게 인기있는 야채곱창순대볶음, 전골 특유의 풍부한 맛을 자랑하는 야채곱창순대전골, 시골장터에서 먹던 그 맛을 현대인의 입맛에 맞도록 새롭게 만든 시골순대, 그리고 통뼈감자탕과 통뼈해장국을 맛볼 수 있다. 또한 술국과 김치순대전골, 영양순대 등 다양하고 정갈한 순대와 곱창 요리도 있다. 모든 메뉴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용기에 담아 포장판매도 가능하다.문의 031-319-9253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4-04-24
- 영화 산책 ‘다이버전트’ 1932년 올더스 헉슬리는 그의 책 『멋진 신세계』에서 과학의 발달로 철저하게 통제된 미래사회를 ‘멋진 신세계’로 풍자했다. 알파플러스부터 엡실론까지 태어날 때부터 계급이 철저하게 나뉘어져 주어진 역할에 따라 살아가는 ‘멋진 신세계’에서 사랑, 정의, 판단 등의 가치를 지닌 인간은 돌연변이 야만인에 해당된다. 베로니카 로스의 판타지 소설을 영화로 만든 ‘다이버전트’는 철저한 분파 시스템으로 통제된 사회에서 벗어나려는 돌연변이(진정한 인간)들의 저항과 투쟁을 그려냈다. 질서와 복종을 거부하고 자유를 선택한 ‘다이버전트’폐허가 된 도시에서 인류는 하나의 사회, 다섯 개의 분파로 나뉘어 자신이 속한 분파의 행동규범을 절대적으로 따르며 철저히 통제된 세상에서 살아간다. ‘핏줄보다 분파’를 슬로건으로 하는 사회에서 모든 구성원은 열여섯 살이 되면 자신이 평생 속할 분파를 결정하기 위해 테스트를 치른다. 희망과 지원은 형식일 뿐, 생각을 읽어내는 적성검사에서 분파가 결정되는 셈이다. 테스트 과정에서 어느 분파에도 속할 수 없는 대상은 다섯 개의 분파 이외에 다이버전트로 분류된다. 이들은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 시스템으로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입장에서 보면 사회질서를 위협하는 존재들이다. 다이버전트로 판정받은 소녀 트리스(쉐일린 우들리)는 정체를 숨기고 수호자 분파인 돈트리스를 선택한다.돈트리스로서 자격을 갖추기 위해 훈련을 받던 트리스는 확고해보이던 사회 속에 특정 분파의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깨닫고 돈트리스 지도교관 포(테오 제임스)와 함께 자유를 위해 체제와 정면승부를 펼친다. 효율만을 추구하는 다섯 개의 분파 체제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올바른 국가를 위해서는 지혜, 용기, 절제의 세 가지 덕목이 필요하며 이 세 가지 덕목이 서로 조화를 이룰 때 정의로운 국가가 이루어진다고 했다. 즉, 지식을 쌓은 통치자들이 지혜롭게 국가를 통치하고, 용기 있는 수호자들이 국가를 보호하며, 일반시민들이 쾌락과 욕망을 억제하고 절제로서 질서를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 ‘다이버전트’는 비록 다섯 분파로 나뉘어져 있지만 이론적으로는 플라톤의 국가관을 따른다. 다섯 분파가 추구하는 가치는 애브니게이션의 이타심(정치인), 돈트리스의 용기(군인), 에러다이트의 지식(교수, 연구원), 애머티의 평화(상담가, 간호인), 캔더의 정직(법조인)이지만 이 다섯 가지 가치는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서로 대립하거나 상하관계에 놓이게 된다. 결국 지식을 주요 가치로 삼고 있는 에러다이트 분파가 모두를 통제하려는 음모를 꾸미면서 분쟁이 불거진다. 청소년들에게 진로 강요하는 현대사회의 축소판영화에서 아이들은 열여섯 살이 되면 분파를 결정해야 한다. 언뜻 보면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 같지만 적성검사 결과로 분파가 정해지면 개인의 직업, 생활방식, 습관, 성격, 복장, 인생의 목표까지 분파의 행동양식을 따르도록 강요받는다. 만약 뚜렷한 적성을 보이지 않고 여러 기질을 보이면 남과 다른 존재로 판명돼 공동체로부터 단절된 삶을 살아가야 한다. 조금 확대해서 바라보니 우리 청소년들의 진로선택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자신의 진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고민할 여유 없이 부모에게 이끌려, 또는 주변의 사회적 시선을 의식해 진로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도 아니면 대학입시를 위해 스스로 쫓기듯이 진로를 설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문득, 우리 아이들이 성급하게 맞지 않는 옷을 사서 그 옷을 버릴 수도 없이 억지로 입고 살아간다면 결코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4-04-28
- 오페라 리뷰‘가족오페라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의 서문 첫 문장에 ‘이 책을 한 어른에게 바치는 것에 대해 어린이들에게 용서를 구한다’라고 썼다. 그래서인지 동화 『어린 왕자』를 보면 한 때 ‘나’였던 한 소년을 발견하게 된다. 그 소년과 하나가 되어 모험했던 상상의 세계를 오페라 ‘어린 왕자’로 다시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예술의전당이 국내 초연으로 선보이는 오페라 ‘어린왕자’가 오는 4월 27일(일)부터 5월 3일(토)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2003년 미국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에서 초연돼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후, 밀워키, 보스턴, 뉴욕, 샌프란시스코, 산타페 등 미국 전역에서 공연된 프로덕션을 예술의전당에서 만날 수 있다.오페라 ‘어린 왕자’는 환상적인 무대가 압권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으로 토니상을 수상한 무대 디자이너 마리아 비욘슨, 영화 ‘엠마’의 OST로 여성 최초 아카데미 영화음악상을 수상한 레이첼 포트만, 세계적인 오페라 연출가 프란체스카 잠벨로 등 세 명의 여성 예술가가 협업하여 창조해 낸 작품이다. 공연은 따스함과 서정성이 어우러진 레이첼 포트만의 아름다운 오페라 음악에 영국 극작가 니콜라스 라이트의 노랫말을 그대로 살려 모든 출연진이 원어인 영어로 노래한다. 철학적인 내용보다 어린 왕자가 여행하며 만나게 되는 캐릭터들과의 대화에 더 초점을 맞췄다. 멜로디와 라임이 살아 있는 원작 그대로 노래해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느낌을 최대한 표현하며, 스크린으로 한글자막을 함께 제공해 공연의 이해를 돕는다. 문의 02-580-1300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4-04-28
- 토종 한우의 맛과 가격의 비밀 이 집에 다 들어있다 광명 본점과 부천점 검증이어 일산점 개점 … 등심, 육회 등 8가지 한우 진미 맛 봐 맛은 좋지만 값이 비싸 망설였던 한우를 이제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순수 토종 한우의 맛좋은 주요 부위를 무한리필로 구워먹는 ‘우리소’ 광명점. 이곳이 드디어 부천에 이어 일산에도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그 비싼 등심부터 안심, 육회 등 8가지 생고기를 2만 원대 가격에 먹는 ‘우리소 일산점’. 저렴한 비용으로 한우의 진미에 흠뻑 빠지게 하는 그 비밀. 속속들이 소개해본다. 금쪽같은 한우를 2만 5800원에 무한리필까지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미 잘 알려진 ‘우리소’ 광명 본점. 한우 생고기 주요부위를 2만 5800원에 무한리필까지 해서 먹기로 유명한 그 우리소가 부천점에 이어 일산에 문을 열었다.우리소의 특징은 아침에 잡은 순수 토종 한우 생고기 주요 부위를 돌판에 직접 구워먹는 데 있다. 게다가 주요부위인데도 더 먹고 싶은 만큼 리필까지 해준다. 과연 금쪽같이 비싼 한우 고기로 가능할까. 그 가격의 비밀은 따로 있었다.우리소 일산점 임선준 대표는 “강원도 평창에서 한우 축산 농가를 운영하는 형님으로부터 직접 고기를 가져다 쓴다. 결국 한우 생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을 수 있는 이유는 유통마진을 없앤 점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우고기의 상징 고소한 등심구이와 육회우리소 일산점의 한우고기 가격이 저렴하다면, 과연 그 맛은 어떨까. 이곳 고기는 대부분 아침에 잡은 싱싱한 생고기이다. 그 중에서도 생고기의 신선도를 상징하는 각종 부위들의 맛은 이집만의 따로 숨은 한우고기의 비밀이다.임 대표는 “우리소의 고기 맛의 특징은 먼저 육회를 보면 알 수 있다. 웬만한 고기로는 육회의 고소하고 생생한 맛을 내기가 힘들다. 또 등심과 안심 등을 구웠을 때, 부들부들하게 감칠맛이 잡내 없이 감기는 점도 이곳의 특징”이라고 말했다.이곳은 이미 MBC 공감특별한세상 대박착한맛집, SBS 모닝와이드 착한맛집, SBS 생방송투데이 돈의 맛 착한 맛집, KBS 생생정보통 착한 대박맛집에 소개된 명소이다.그런 고기 덕분에 이미 우리소 광명 본점에서 팔리는 고기양은 일주일에 1500인분. 유통마진을 없앤 가격에 싱싱한 순수 토종 우리한우를 부위별로 먹을 수 있는 우리소 일산점. 고기 가격과 먹는 양 외에도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다는 데. 오늘은 한우고기 쏘는 날우리소 일산점에서 한우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상차림으로 나오는 8가지 고기 맛을 차례로 음미하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등심과 안심, 제비살, 치마살, 차돌박이, 육회, 육사시미 등 8가지 주요부위를 골고루 먹을 수 있다.여기에 좋아하는 부위는 리필해서 먹을 수 있다. 따라서 평소 한우가 비싸 망설였던 가족모임이나 회식자리로 인기가 높다. 여기에 10만 원 이상 먹으면, 한우 국거리를 선물로 받아 포장해 집에 갖고 오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임 대표는 “수입산이나 육우, 젓소, 얼린 고기 등을 사용했다면 본점인 광명점과 부천점의 대박 유명세는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같은 방식으로 운영 중인 이곳 일산점 역시 청정지역의 생고기 한우를 부담없이 즐기는 알짜 맛집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문의:031-966-1031김정미 리포터 jacall3@hanmail.net Tip ‘우리소 일산점’ 임대표가 공개한 ‘맛있는 한우 구별법’* 색상 - 신선한 고기는 선홍색이나 붉은 색 등 색상 차이보다는 전체적으로 빛깔이 균등할수록 좋다. 얼룩이 있거나 부분적으로 색이 서로 다르면 1~2일이 경과한 것.* 마블링 - 마블링은 식감에 대한 선호도일 뿐, 맛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오히려 신선한 고기는 마블링과 무관하게 먹었을 때, 부드럽고 고소하다.* 숙성정도 -등심부위는 1주일 정도 숙성하면 제 맛이 난다. 나머지 부위는 바로 잡은 것일수록 좋다.* 냄새 - 비린내나 피 냄새 등 잡 내가 없어야 한다.* 고기질 - 육회를 먹어보라. 양념 맛이 아닌, 고기 고유의 고소한 풍미 정도가 고기질을 좌우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4-04-28
- “아이들이 편견 없이 세상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이름만 들어도 “어떤 도서관일까?” 궁금해지는 하얀초록도서관(이하 하얀초록)은 파주시 금월로 아담한 동네에 위치한 마을 도서관이다. 도시의 번듯한 도서관을 상상하고 찾아갔다간 동네 골목만 몇 바퀴 헛걸음치기 십상일 정도로 작은 도서관. 비록 물리적인 공간은 작지만 이곳에는 누구보다 아이들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 넉넉한 안수영 관장(46세)이 있다. 그는 지난 1월 9일 경기도 주최로 열린 ‘작은도서관 축제’에서 작은도서관의 활성화와 독서문화진흥에 앞장선 공로로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공부방으로 운영하다 도서관으로 개방하얀초록도서관은 2002년 5월 초대관장 정영심 씨가 파주시 금촌초등학교 앞에 소외계층 아이들을 어린이도서관을 연 것이 그 시작이다. 그러다 2005년 재정적인 어려움 등으로 문을 닫게 된 도서관을 안수영 관장이 맡게 됐다. “초기 어린이도서관은 소외된 아이들을 위한 공부 공간 제공과 식사봉사를 했었어요. 저는 그때 식사 봉사하러 들어왔다가 우연하게 도서관을 맡게 됐지요.” 운영이 어려워 도서관 문을 닫게 되면서 아이들이 당장 갈 곳이 없게 되자 아이들을 위한 식사봉사라도 해야겠다 생각했다는 안 관장. 처음엔 공부방으로 운영하다 그 자신이 독서를 통해 변화하는 경험을 하게 됐고, 아이들에게도 독서의 힘을 전해주고 싶어 2008년 다시 도서관으로 개방하게 됐다고 한다. ‘하얀초록’은 멕스 벨트하우스의 동화 ‘사랑에 빠진 개구리’의 주인공 하얀 오리와 초록색 개구리에서 착안했다. “초록 개구리가 하얀 오리를 짝사랑하는 이야기인데 서로 다른 모습이지만 사랑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동화예요. 동화가 주는 메시지처럼 서로 다른 모습이지만 함께 사랑하고 나누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지금의 하얀초록은 안수영 관장 개인의 집. 2005년 공간이 없어질 위기에 놓인 도서관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집을 개방했다. 안 관장은 앞마당이 있는 ㄷ자 한옥을 개조해 서가를 들여 책 읽는 공간을 마련하고, 목련나무가 있는 앞마당은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학습 공간이자 놀이터로 만들었다. 방과 후 마을 아이들은 이곳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고 간식도 먹고, 마당에서 다양한 체험학습도 한다. 이제는 마을에 없어선 안 될 아이들의 쉼터이자 마을 어르신들의 사랑방으로 자리잡은 하얀초록도서관. 10여 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문을 닫을 위기에서 지금의 도서관으로 자리 잡기까지 개인의 힘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을 터. 하지만 안 관장은 “도서관을 물심양면 도와주는 자원활동가들의 도움이 크다”고 공을 돌린다. “다행히 2011년 파주시우수도서관으로 선정돼 도서구입 지원을 받아 신간도 구비할 수 있게 됐어요. 운영이 쉽진 않지만 늘 보이지 않는 지원의 손길 덕분에 어려운 고비가 있어도 잘 넘기게 되네요.(웃음) 무엇보다 아이들이 많이 들락거려 주변 이웃들 생활에 불편을 줄 수 있는데도 동네에 이런 도서관이 있어 좋다고 하시는 어른들이 제겐 너무 고마운 분들입니다.” 소외된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자 마을 어르신들의 사랑방‘하얀초록’은 아이들 뿐 아니라 동네어르신들에게도 사랑방 같은 공간이다. 처음엔 아이들이 들락거리는 모습을 보고 궁금해 들어왔다 어느 사이 어르신들도 책과 친해졌다. 그래서 안 관장은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해 함께 즐기고 수다도 떤다고. “마을주민들은 이제 ‘하얀초록’의 든든한 후원자예요. 도시에선 꿈꿀 수 없는 일이지요. 넉넉하진 않지만 조그만 것이라도 나누어주는 정이 따뜻한 분들입니다.”또 하나, 도서관 앞마당에 목련이 피는 4월 열리는 ‘목련제’는 도서관 축제이자 마을축제가 됐다. 안 관장은 아슬아슬 이웃집과의 경계선에 뿌리를 내린 목련에 기적 같은 사연이 있다고 전한다. “목련은 담 넘어 이웃집에 뿌리를 내린 남의 집 나무였는데 매년 봄 도서관 마당에 가지를 뻗어 꽃이 만발하면 그 풍경이 그림 같았지요. 봄이면 그 나무 밑에서 목련제를 열었는데 지금까진 남의 집 나무 아래서 축제를 연 셈이죠.(웃음) 그러다 이웃집이 개발을 하면서 목련이 잘려나갈 위기에 놓여 축제는 이제 끝났다 싶었죠. 기막힌 일은 개발을 하면서 측량을 해보니 목련나무까지 도서관 땅이더라고요. 아슬아슬 뿌리가 경계선 울타리에 있어 나뭇가지도 함께 묻혀버리는 바람에 키 작은 목련이 됐지만 도서관 식구들에겐 기적 같은 기쁨이지요.” 사연 깊은 목련 아래서 지난 4월 6일에도 조촐한 목련제가 열렸다. “하얀초록이 있는 이곳은 맞벌이 엄마아빠를 둔 아이들이 많아요. 방과 후 집에 와도 돌봐 줄 부모가 없는 아이들이 이곳에 와서 책을 읽고 스스로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키워 나가길 바랄 뿐이죠.” 아이들에게 독서의 힘을 알리는 일에 열심인 안 관장은 ‘고인돌’(고전을 아이들이 돌아가며 읽는 모임)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에게 끈기 있게 책을 읽는 습관을 길러주기도 하고, 인근 중학교에 직접 찾아가 책을 읽어주는 아침독서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독서습관을 갖게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얀초록도서관이 해야 할 역할도 그것이라 믿고요.” 사실 안수영 관장의 따뜻한 나눔은 이것 뿐 만 아니다. 어린아이부터 고등학생까지 가슴으로 낳은 다섯 아이를 키우고 있고, 어릴 때부터 길러 지금은 대학생 직장인이 된 다 큰 자식도 있다. “키우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니까 함께 사는거죠.”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그에게서 소중한 것을 깨우쳤다. 힘이 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는 것. http://cafe.daum.net/wgl(하얀초록도서관 다음카페)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4-04-28